미국 국방부가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내에서 이들 회사 제품에 대해 해킹 또는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던 만큼 미 국방부 역시 이 같은 취지에서 제품 판매 금지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이브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소령)은 이날 성명에서 “화웨이와 ZTE 기기는 장병들과 정보, 임무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노출할 수 있다”면서 “미군기지 판매점에서 이들 기기를 판매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병들은 이들 업체의 기기 사용시 야기되는 보안상 위험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들 업체의 기기를 사용할 경우 장병들은 물론 기지의 위치가 추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6개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톰 코튼(아칸소)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등 공화당 소속 두 상원의원은 화웨이나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 발의했다.
또 미국은 최근 화웨이와 ZTE에 대해 잇따른 견제조치를 내놨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했다. 미 법무부는 화웨이에 대해 대(對) 이란제재를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WSJ이 최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