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바다에 미래가 있다

박동혁 쉽빌딩메이트도해 사장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바다는 항상 중요했다. 우리의 미래도 바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의 중요성은 역사 속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9세기 신라의 해신 장보고 장군, 16세기 임진왜란의 성웅 이순신 장군,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북한 무장수송선을 격침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백두산함과 손원일 제독, 흥남철수 때 1만4,000명의 고귀한 인명을 구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레너드 러루 선장은 바다에서 우리의 생명을 구하고 나라를 망국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역사가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바다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듯하다. 갈수록 침체되는 해운업과 수산업, 구조조정의 풍랑 속에 있는 조선업, 미약하고 낙후됐으며 뿌리부터 독립성이 취약했던 해양경찰, 국방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인 해군, 정부가 바뀌면 정책에 따라 이합집산의 운명을 겪었던 해양수산부를 보고 있노라면 바다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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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여건과 작은 영토를 감안하면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다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인적·물적 자원을 바다에 투자해야 한다. 필자도 30여년간 조선업에 종사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막강한 해군력의 구축이 바람직하나 1970년대부터 군함의 자력 건조와 현대화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지스함과 중형잠수함을 보유하면서 함부로 넘보지 못할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에 주변국의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고 실효성 있는 해군력 증강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땅의 다섯 배에 가까운 해양영토의 효과적 운용을 위해서는 해양경찰력의 획기적 증강과 수행임무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즉 현재의 소극적 경비에서 적극적인 해양경비체제로 전환하고 최근 해난사고에서 봤듯이 무력한 해상구조·구난 능력을 대폭 향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상오염 방제 능력도 선진화해 해양환경의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 해양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해수부·해양경찰청 조직의 독립성과 우선순위를 보장해야만 지속적인 정책의 발전·전개가 가능하게 된다. 넷째, 해운업의 전략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 해운자산운용사의 설립과 운용·해운사에 대한 국가의 지원 등을 적극 실행해야 한다.

마침 5월 마지막 날은 바다의 날로 정해져 있다. 이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가 머무르는 곳은 이 땅이지만 활약할 곳은 바다 건너에 있음을 잊지 말자. 우리가 땅 안에서 아웅다웅하면서 바다가 전해주는 세상의 파도소리를 듣지 않고 있을 때 반드시 위기가 왔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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