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요못남의 백종원 따라잡기]주꾸미 볶음

주꾸미 내장과 먹통을 빼낸뒤 눈·입·이빨 제거

볶을땐 '강한 불'로 짧게 익히는게 핵심포인트




봄이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입니다. 갈수록 날씨가 더워지는 걸 보니 슬슬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할 것 같네요.

2~3주 전에 어머니와 할 얘기가 있어서 일 끝나고 부모님 집에 갔었습니다. 입맛이 없어 저녁을 걸렀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밥 한술 뜨라며 달래 된장찌개를 내놓으시더군요. “입맛이 없을 땐 제철음식이 최고지” 라는 말씀과 함께 말이죠. 사실 저는 제철음식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어머니와 집사람이 차려주는 대로 받아먹는 밥벌레였죠. 말이 나온 김에 집에 와서 봄 제철음식을 찾아봤습니다. 달래, 냉이, 바지락, 두릅, 취나물 등 거의 ‘풀’ 밖에 없더군요. 그러다 제 눈이 꽂힌 것이 ‘주꾸미’ 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인데다 먹은 지도 오래되었거든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바로 ‘주꾸미 볶음’ 입니다. 하하하




주꾸미 머리 부분을 가위로 잘라 내장과 먹통을 씻어내고 눈과 입을 제거한다(사진 왼쪽). 그런다음 다리를 뒤집어 이빨까지 빼낸다.주꾸미 머리 부분을 가위로 잘라 내장과 먹통을 씻어내고 눈과 입을 제거한다(사진 왼쪽). 그런다음 다리를 뒤집어 이빨까지 빼낸다.


냅다 마트에 가서 주꾸미를 사왔어요. 머리 부분을 가위로 갈라 내장과 먹통을 깨끗이 씻어내고 눈과 입을 제거합니다. 다리를 뒤집어 이빨까지 빼내고 남은 불순물들은 밀가루를 뿌려 박박 문질러 없애줍니다.

불순물을 제거한 주꾸미를 끓는 물에 20~30초간 데친다.불순물을 제거한 주꾸미를 끓는 물에 20~30초간 데친다.


그리고 끓는 물에 20~30초간 살짝 데치면 끝. 주꾸미 손질하는 것만 거의 1시간이 걸렸네요. 아직 초보이긴 하지만 요리는 하면 할수록 쉬운 요리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에 쉬운 게 없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합니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양조간장, 설탕, 다진 마늘을 넣고 버무려 양념장을 만든다.고추장과 고춧가루, 양조간장, 설탕, 다진 마늘을 넣고 버무려 양념장을 만든다.


주꾸미와 긴(?) 씨름을 끝내고 이젠 양념장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고추장 3숟갈과 고춧가루 4숟갈, 양조간장 3숟갈을 넣어주세요. 백종원 레시피의 핵심인 섵탕도 빠질 수 없죠. 설탕 3숟갈과 함께 다진 마늘 2숟갈을 넣고 버무리면 맛깔스러운 양념장 완성.

당근, 양파, 대파, 양배추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2스푼을 두른 뒤 볶는다.당근, 양파, 대파, 양배추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2스푼을 두른 뒤 볶는다.


채소는 양파, 당근, 양배추, 대파를 준비합니다. 양배추는 맛을 풍성하게 해주고 바삭한 식감을 살려주는 데 일품이죠. 채소를 먹기 좋게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2스푼을 두른 뒤 볶아주세요. 매운 맛을 좋아하신다면 청양고추 넣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불은 중간불로 살짝 익혀야 식감이 살아납니다.

채소가 살짝 익혀지면 주꾸미와 양념장을 넣고 강한 불로 볶는다.채소가 살짝 익혀지면 주꾸미와 양념장을 넣고 강한 불로 볶는다.


다음은 데친 주꾸미와 양념장을 넣어 강한 불로 볶아주면 끝. 오래 볶으면 주꾸미가 질겨져서 시간을 짧게 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오늘은 잔소리 없이 묵묵히 지켜보던 집사람이 한입 먹더니 고개만 끄덕거리네요. 2시간이나 매달리며 만든 요리가 인정을 받은 것 같아 순간 울컥했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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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볶음은 봄 제철음식으로 취향에 맞게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주꾸미 볶음은 봄 제철음식으로 취향에 맞게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요즘 식당을 가면 순수한 주꾸미 요리보다 ‘쭈삼(주꾸미+삼겹살)’ 요리가 더 많이 눈에 띄죠.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돼지고기가 주꾸미와 환상의 궁합이라고 하네요. 돼지고기는 콜레스테롤치가 높은 반면 주꾸미는 체내 콜레스테롤치를 내려주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돼지고기의 단점을 해결해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주꾸미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좋고 피로회복에도 좋답니다. 피곤에 찌든 직장인들께 봄 제철음식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주꾸미 볶음’ 요리가 부담(?)된다면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과 찍어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최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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