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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8년만의 신작 '버닝' 황금종려상 거머쥘까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버닝’의 이창동(오른쪽 첫번째) 감독이 16일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버닝’의 이창동(오른쪽 첫번째) 감독이 16일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젊은이에 대한 영화, 젊은이의 감각으로 소통하는 영화’ ‘머리 보다는 감각 또는 정서가 우선되는 영화’ ‘진실에 가까운 영화’ ‘영화의 모든 요소가 자기 존재를 주장하며 살아있는 영화’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 공식상영을 앞두고 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스티븐 연·전종서 등 주연 배우들은 ‘버닝’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7일 월드 프리미어 공개 전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감독부터 배우들까지 시종일관 ‘미스터리’라며 내용을 함구했던 지난 제작발표회에 비해선 비교적 많은 부연설명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줄거리나 구체적인 인물 설정 등은 베일에 싸였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제목 역시 원작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소설의 모티브와 소재, 분위기를 살리되 소설 속 메타포를 감각의 언어로 이미지화하는데 주력했다. 이 감독 스스로 이번 작업이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보는 실험’이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 감독은 “젊음에 대한 이야기를 찍어보기로 결심하면서 어떤 목표를 정해 통제하고 지배하기 보다는 영화의 모든 존재가 자기주장을 펼치며 참여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소설 속 헛간 대신 영화에서 등장하는 비닐하우스, 고양이, 젖소, 포르셰, 태극기, 새, 남산타워 등 영화 속 작은 요소들이 이미지로서 질문을 던지고 관객은 수수께끼를 받아들이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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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역시 이 감독의 실험적 제작 방식에 힘을 실었다. ‘종수’ 역을 맡은 유아인은 “각본 자체가 한 편의 소설처럼 구체적이고, 인물의 감정이나 대사가 아주 상세하게 묘사돼 있어 인상깊었다”며 “원작에서 어떤 요소나 모티브가 되는 지점을 가져온 것 외에는 한국적인 배경과 정서, 뿌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고 메타포가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소개했다. 벤 역의 스티븐 연 역시 “이 감독 나름의 세계를 펼쳐가면서도 원작의 강렬한 느낌을 온전히 표현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고 말하고 싶다”며 “단편의 에센스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컬러를 입은 독특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감독이 내놓은 8년만의 신작 ‘버닝’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황금종려상을 두고 20편의 진출작들과 겨룬다. 지난 2010년 이 감독이 영화 ‘시’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후 한국감독의 수상이 없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제작진이 꼽는 ‘버닝’의 강점은 보편적 소재와 주제의식이다. 이 감독은 “지금의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 보다 더 못살고 힘들어지는 최초의 세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의 무력감이나 내재된 분노를 일상으로, 미스터리로 마주하는 영화를 만들어보면 관객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전도연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이창동 감독인 만큼 출연배우들의 연기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아인은 이번 영화가 “강박에서 벗어나는 과정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비교적 많은 작품을 소화하다 보니 표현에 대한 강박감이 있었고, 너무 외형적으로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었다”며 “감독님의 디렉션대로 느낌 위주로 사실적으로 연기하되, 해석을 크게 열어두는 연기를 해내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17일 국내 개봉.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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