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경제부총리의 기업 방문이 불편해서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을 방문할 모양이다. 기재부는 김 부총리가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하는 문제와 관련해 “만약 간다면 대한상의와의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다음주 삼성 평택 공장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아직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역대 경제부총리들은 취임 이후 주요 그룹사를 두루 방문해 업계 현안을 논의해왔다. 김 부총리 역시 LG·현대자동차·SK 총수들과 만나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만 빠졌을 뿐이다. 누가 봐도 이상하고 어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삼성과 관련해서는 방문시기나 방식을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 부처의 ‘삼성 때리기’로 민감해진 분위기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어쩌다 경제수장이 기업 한 곳을 방문하는 과정이 이렇게 복잡하고 불편해졌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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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와 산업계의 만남은 잦을수록 좋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합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져 나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논란만 해도 그렇다. 공장을 짓고 제품을 내놓는 데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외면한 채 기존 산업군의 잣대로만 재단하는 바람에 과도한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당국이 좀 더 일찍 바이오 업계와 소통해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현장의 의견을 들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책당국과 기업인이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경제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불편한 관계에 머무른다면 일자리도, 혁신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에 동참할 수 있다면 어느 기업이든 만나 힘을 합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김 부총리가 경제 살리기라는 목표만 보고 가겠다면 산업현장 방문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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