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성공적인 교육방식은 학교와 학교 외에서의 배움을 혼용한 형태입니다. 교실 밖에서의 ‘보충학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자레드 코헨(사진) 구글 직쏘 최고경영자(CEO)는 8~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8’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교육의 미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학교 등 전통적 교육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공식적 학습뿐 아니라 온라인, 동호회, 개인적 경험 등 비공식적 경로의 배움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는 교실에서 코딩학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코딩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져 많은 학생들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학습 기회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실 밖에서의 다양한 경험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100여개국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는 시리아·콩고 등 위험국가도 포함돼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은 가장 훌륭한 학습방식이라고 믿는다”며 “위협을 받는 지역의 주민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들에게 어떤 것들이 제공돼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미국 국무부에 근무할 당시인 지난 2009년 이란에서 민주화운동(녹색운동)이 일어나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디딤돌을 하도록 돕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좋은 일자리’ 찾기가 힘들어질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되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의 경험을 축적한 교과서적 지식 이외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좋다”며 “지식과 기술로 무장하면 미래 사회의 노동시장에서도 큰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에는 에릭 슈밋 당시 구글 회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한때 미국 국무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자문역을 수행한 보안·전략 전문가로 국제 정세에도 정통하다. 코헨 스스로가 ‘하이브리드형 인재’이기도 하다. 지난달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소회를 묻자 “남북 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겠지만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 두 가지만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북한에서의 소셜미디어 역할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선진 기술의 진입을 막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하지만 기술을 완전히 막을 수도 없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소셜미디어의 진입을 허용해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짜뉴스,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신뢰도의 위기를 겪는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가로막는 정치적 개입이 국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또 특정 의견에 대해 부정적이고 선동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조작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소셜미디어의 위기보다 더 확대된 관점에서 살펴야 하며 시민들이 사회적·기술적·지정학적 도전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헨 대표는 9일 오후와 10일 오전에 각각 기조강연과 특별강연을 맡아 인공지능(AI)·로봇의 발달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교육 혁신방안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 등 기술의 진보가 국가 간 분쟁과 보안, 지정학적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언급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너무나 흥분된다”며 “서울포럼 2018을 통해 기술의 진보가 정치적·지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우리 삶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대해 의견을 나눠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헨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하며 라이스 장관, 클린턴 장관 등에게 중동전략을 조언한 안보·기술 전문가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포함되는 등 미래 전략 전문가로 손꼽히기도 한다. 슈밋 전 구글 회장의 제안으로 2010년부터 구글에 합류해 미래 전략 수립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슈밋 전 회장과 함께 집필한 저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The New Digital Age)’에서는 인간·국가·테러리즘의 미래 등을 전망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강동효기자 인천=권용민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