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로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을 공유하면 국내·외 벤처·스타트업, AI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자체 AI 모델을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AI Crypto’라는 암호화폐를 내놓고 블록체인 기반 AI 플랫폼 개발에 나서는 AIC NETWORK PTE(주)의 설재호(39)·이성재(37) 공동대표는 7일 서울 강남의 한 공유경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생태계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AI Crypto 생태계는 이미지·텍스트·음성·센서데이터·영상 등의 데이터와 알고리즘, 컴퓨터 하드웨어(GPU) 등을 제공하는 측은 인센티브로 코인을 받게 되고 개발자는 이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하며 코인을 사용료로 지불하는 구조로 돼 있다.
설 공동대표는 KAIST와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INSA de Lyon)에서 각각 전산학 학사와 석사를 받고 서울대 인지과학 박사를 거쳐 서울대병원, 핀란드 알토대학교 등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이 공동대표는 중앙대학교 물리학과를 나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를 하다가 홍익대학교 디자인경영학 석사를 거쳐 SK커뮤니케이션스와 이노션에서 각각 기획, 마케팅 등을 했고 이후 독립해 AI 관련 사업을 했다.
설 공동대표는 “AI 스타트업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한 대화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AI 산업의 한계를 절감했다”며 “AI 서비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알고리즘과 양질의 데이터, 학습·테스트용 하드웨어 리소스가 필요하지만 구글, 애플, IBM 등 글로벌 기업의 독과점화로 작은 기업이나 연구자에게는 높은 장벽이 드리워져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AI 생태계를 조성해 데이터, 컴퓨팅파워, 알고리즘 유통을 통해 거대 인터넷 기업의 AI 독점을 막고자 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설·이 공동대표는 AI Crypto 생태계에 대해 “AI 분야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머신러닝 등 AI 데이터와 알고리즘, 컴퓨팅파워를 공유해 시너지를 내자는 게 목적”이라며 “그 속에서 암호화폐로 보상책을 써서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쌓고 충분한 컴퓨터 자원과 인력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인프라인 AI 성과물을 독과점하는 상황을 막고 AI 공유경제를 구축하자는 얘기다.
이를 위해 AI Crypto팀은 AI 연구자, 개발자, 벤처·스타트업 연합인 ‘AI Crypto Society’를 모집하고 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처럼 블록체인을 통해 ‘소수 독점에 저항’하는 탈중앙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2월에는 AI 플랫폼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내년 6월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기로 했다. AI Crypto팀은 국내에서 사실상 ICO(코인공개)를 하기가 힘든 상황이고 글로벌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에 암호화폐 발행을 위한 재단을 뒀다. 설·이 공동대표는 “AI는 모든 인류의 재산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AI 공동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는데 암호화폐와 맞물려야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정부당국도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암호화폐 ICO에 대해 좀더 전향적으로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AI CRYPTO팀은 서울대학교와 KAIST 출신의 AI 연구원들을 다수 영입해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나섰다. 이스마일 말릭(Ismail Malik) ICO CROWD 편집장, 티아고 코스타 알브스(Tiago Costa Alves) 앱토이드·앱코인(Aptoide·AppCoins) 대표 , 거번테크 박창기 회장 등도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백서(https://aicrypto.ai/AIC_WhitePaper.pdf)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텔레그램(https://t.me/aicryptoai)에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 9일부터 이더리움 교환방식으로 개인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프리세일에 들어가 이달 말 ICO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