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쿠란 수정' 佛 지식인 제안에 에르도안 "무지한 행동" 비난

■ 대통령이 직접 반발 나선 이유는

시리아 군사작전 문제로

터키-佛 관계 악화된 탓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여당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앙카라=AFP연합뉴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여당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앙카라=AFP연합뉴스



다음달 조기 대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슬람 경전 ‘쿠란’의 극단주의를 삭제하라고 제안한 프랑스 유명인사들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 경전을 공격하는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냐”며 “우리는 당신들이 얼마나 불쾌한 사람들인지 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당신들이 이런 짓을 하더라도 우리는 같은 말로 당신들의 경전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당신들처럼 무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거센 반발은 프랑스 유명인사들이 쿠란 내용 수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2일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유대인·기독교인·불신자를 살해하고 처벌하라’는 구절을 쿠란에서 삭제하라고 제안하는 정치인과 지식인의 서한을 실었다. 이 서한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마뉘엘 발스 전 프랑스 총리 등 전직 고위인사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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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이 프랑스 유명인사들을 직접 비난한 배경에는 서방의 이슬람 혐오증에 대한 경고와 함께 최근 악화된 터키와 프랑스 간 관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최근 터키가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을 장악하는 군사작전을 벌인 것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프랑스는 터키 정부와 쿠르드 민병대를 중재하겠다고 나섰지만 터키는 프랑스가 ‘테러조직’과 협력한다고 비판하며 중재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를 테러단체로 보고 이들을 시리아 북서부에서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을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 목표도시 아프린에서 이들을 쫓아내는 성과를 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에서의 추가 군사작전 시행을 재선 공약으로 내거는 등 쿠르드 민병대 토벌에 앞장서고 있어 프랑스 등 시리아 군사작전에 개입하려는 서방세력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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