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習 "美, 北의 합리적 안보 우려 고려해주길"

트럼프 통화서 中 역할론 강조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롄 방추이다오 2차 회동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의 중국 역할론에 한층 더 무게를 싣고 나섰다.

9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양국이 신뢰를 쌓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중국은 계속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며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7~8일 이틀간의 북중 정상 회동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북미 협상 의제와 중요 쟁점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고 북한 체제 보장 등에 관한 북측의 우려 등을 반영해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약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매우 중시한다”며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발휘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고 CCTV는 보도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때까지 대북제재 이행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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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의 2차 회동에서 북미회담 직후 이뤄질 자신의 북한 답방 일정도 사실상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미회담에 앞서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타협안에 중국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미 간 상호 신뢰는 백지장과 같으며 중국이 양국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윌리 람 홍콩중문대 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남한에 기울어지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이유로 주한미군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철수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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