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관련 핫라인 설치·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민관협의체 설립 등 양국 협력 강화안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에 맞서 중·일간의 공조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리 총리와 아베 총리가 9일 도쿄 이카사카 궁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후 센카쿠 열도에서 양국 충돌 방지 방안을 담은 ‘해공 연락 메커니즘’ 등 총 10개 합의 문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에서 양국 간 충돌을 막기 위한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의 접속수역 내로 중국 함선이 진입할 때마다 날 선 반응을 보여왔다. 이번 핫라인 설치는 영유권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를 그대로 둔 채 충돌 예방에 합의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중일관계 개선을 위한 양측의 의지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의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해 양국간 협조 방안을 논의할 민관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역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양국은 또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의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폐기 및 완화를 협의할 공동 전문가 그룹을 설립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전략적 호혜관계하에서 양국 간 전면적인 관계개선을 추진해 중일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연내 중국 방문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일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리 총리에게 전했다.
리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양국 관계는 한때 길을 돌아왔지만, 폭풍우가 지나가고 맑게 갠 상태가 됐다”며 “이번 방문은 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린 뒤 더욱 발전시키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관계를 갖는 것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 총리는 “양국 관계개선은 서로 이익이 되며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회담에서 양측은 협력 파트너로, 위협이 되지 않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