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 200년전 고전 '프랑켄슈타인'의 생명력

지난 10일 윤민정 아주대 강사 오류중에서 인문학 강의

드라마·영화·음악 등 장르 불문, 재생산되는 콘텐츠의 힘

윤은정(사진) 강사가 지난 10일 송파구에 위치한 오륜중학교 도서관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매리 셜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윤은정(사진) 강사가 지난 10일 송파구에 위치한 오륜중학교 도서관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매리 셜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작가 매리 셜리가 1818년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부제(sub title)로 ‘현대판 프로메테우스’라고 적혀있는데 왜 하필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를 등장시켰을까요?”

지난 10일 송파구에 위치한 오륜중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우리 안의 천사 혹은 괴물, 프랑켄슈타인’ 첫날 강의에서 강의를 맡은 윤은정(사진) 강사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주어서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이날 강의는 송파도서관이 지역 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윤 강사는 “그렇다면 프랑켄슈타인을 내세워 매리 셜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합리적 이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워 미신이나 초자연적인 것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시도가 본격화되면서 유럽사회 전반으로 과학만능주의가 팽배해지게 되었지요. 죽은 사람의 몸으로 생명을 만들겠다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발상은 신에 대한 도전이나 다름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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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미리 읽고 온 학생들은 다소 어려운 듯한 질문에도 대답을 하면서 강의에 집중했다.

윤 강사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은 실상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 지적인 능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가족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까지 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과연 누구에게 나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듯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괴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적어놓지 않아서인지 이 작품은 후속작이 2,000종이 넘어요. 특히 영화, 드라마는 물론 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답니다. 고전 문학의 힘은 여기에 있어요. 20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있는 걸 보면 알겠죠.” 청소년용 대신 원작 번역본을 읽고 온 학생이 있을 정도로 독서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이날 강의에서 고전이 책 속만 갇혀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발전하는 콘텐츠로 살아나 있다는 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편, 제 6기 고인돌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예술, 과학, 건축, 클래식음악, 경제학 등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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