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들이 남는 여유자금을 활용하기 위한 투자처로 골프장을 찾고 있다. 골프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를 뿐 아니라 수익률이 두 자리대로 다른 투자처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공제회들은 과거 골프장 투자의 실패를 발판 삼아 조합원들의 복리 증진과 대체투자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최근 1~2곳의 수도권 골프장 투자를 검토 중이다. 군인공제회와 경찰공제회도 골프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경찰공제회·군인공제회를 필두로 대형 공제회들의 골프장 투자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골프장이 유동자금의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공제회들의 골프장 투자는 처음은 아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 2012년 대한전문건설협회와 각각 600억원, 100억원씩 투자해 펀드를 구성, 회원제 골프장 코스카CC에 투자했다. 그러나 매년 20억~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군인공제회 역시 덕평힐뷰CC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매년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출자금 보장수익률인 5%에 미치지 못했다. 교직원공제회는 레이크사이드CC에 투자하며 1,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는 등 대부분의 골프자 투자가 이렇다 할 이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골프장이 한 차례 구조조정을 겪으며 산업이 재편되자 공제회들은 다시 골프장 투자에 나섰다. 침체 산업으로 거론됐던 골프산업은 법정관리 매물들이 퍼블릭골프장으로 전환했고 선제 대응에 나선 골프장들은 매각 및 투자유치로 경영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성장세를 보였다. 공제회는 특성상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높은 퍼블릭 골프장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접근성과 수익성이 높은 수도권 골프장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 공제회의 한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나 국채와 같은 자산은 기대 수익률이 낮아 투자할 수 없다”며 “현금 흐름이 좋은 자산들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올라가 괜찮은 투자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며 골프장이 향후 양호한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골프장은 교직원·군인·경찰·공무원 등 공제회 회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률과 복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찰공제회는 기존에 회원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조트와 제휴 리조트 회원권만 보유하고 있다. 추후 골프장을 매입한다면 회원 복지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장기적인 투자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투자처로서 안정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데다 회원들의 복지 지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공제회의 경우 실질 담보인정비율(LTV)의 60~70%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을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낼 수 있는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에만 투자할 계획이므로 투자 실패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박시진·박호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