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칸 홀린 한국 영화들...'공작' 5분간 기립박수

이창동 감독 신작 '버닝'도

해외 매체들 관심 뜨거워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공작’과 경쟁 부문에 진출한 ‘버닝’이 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11일(현지시간) 오후 11시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회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지 관계자들이 전한 상영회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이튿날 새벽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5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상영회에는 윤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티에리 프리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윤 감독과 포옹을 나눈 후 “‘공작’은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며 “다음번은 경쟁부문”이라는 말을 남겼다.

‘공작’은 1990년대 북핵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 북한에 침투한 실존 안기부 첩보요원 흑금성(암호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 남북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나온 북한 소재 영화여서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앞서 중앙대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5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던 윤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 등을 통해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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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사브리나 바라세티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남북의 두 국가 원수들이 만난 시점에 다시 냉전을 뒤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설정의 영화였다”며 “두 명(황정민·이성민)의 훌륭한 배우는 하나의 코리아(‘the Korea’)을 위한 환상적 연기를 선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씨릴 버켈(Cyril Burkel)은 “현 시대 상황과 놀랍도록 밀접한 스파이 영화이고, 스토리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며 “가끔씩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앞서 나가며,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들을 안겨 주곤 하는데, 남북을 둘러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독창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시’에 이어 8년만에 칸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이 감독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이 감독은 영화의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와 비교하며 “원작은 모호하지만, 영화는 좀 더 세밀하고 요즘 한국의 현실을 담고 있다”면서 “그러나 영화의 중요 테마가 미스터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여전히 모호하다”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칸 영화제가 넷플릭스 개봉작을 초청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데 대해서도 “영화라는 매체가 대중에게 배급되는 방식에서 우리는 변화의 단계에 와 있다”면서 “현재는 칸영화제가 극장 편에 섰지만, 이는 극장주들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현재 산업에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칸의 대부’ 피에르 리시앙이 타계하기 일주일 전에 쓴 ‘버닝’ 추천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6일 타계한 리시앙은 영화 프로듀서이자 칸영화제 자문위원으로, 한국영화를 유럽에 알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버닝’에 대해 “영화는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던 것들로 이어진다”며 “이창동은 아주 드문 휴머니스트 영화감독”이라는 추천의 글을 남겼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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