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동네슈퍼가 살아남는 법, '진열대만 바꿔도 매출 쑥쑥'

노후 시설개선·상권 정밀분석

선도지역 점포당 매출 5% 늘어

경기도 안양에 있는 썬마트가 나들가게 선도지역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노후화된 간판을 교체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경기도 안양에 있는 썬마트가 나들가게 선도지역 지원사업의 도움으로 노후화된 간판을 교체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비자들의 생활용품 구매패턴이 대형마트 위주로 변화하면서 동네마트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안양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신동업 사장은 이 같은 이유 탓에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장사를 접을 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골목인심을 바탕 삼아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했지만 주변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이 전해졌다. 그렇다고 시설투자에 나서기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신 사장은 대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문을 두드렸다. ‘나들가게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썬마트는 지원금으로 진열대 교체 및 실내 도색작업을 실시했고 1년 후 매출이 50% 증가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시장의 난맥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동원되는 것이 골목상권이다. 골목상권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가계를 책임지며 풀뿌리 경제의 밑바탕이 돼 왔다. 그러나 이 골목상권이 최근 수년 사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동네 슈퍼마켓’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올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4분기 현재 상위 3개 편의점 브랜드의 총 점포수는 3만141개로 2015년 이후 매분기 평균 777개씩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도 급증세로 2011년 10조원 규모의 편의점 시장은 2016년말 20조원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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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늘어난 편의점 매출성장 뒤에 숨은 골목상권 위축의 그림자다. 특히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은 매출규모가 영세하고 자본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대자본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정부지원이다. 신 사장 역시 나들가게 지원사업이 없었다면 매출반전을 꾀하기가 어려웠다.

신 사장은 “나들가게 지원사업 이전에는 대형 유통업체의 증가뿐만 아니라 경기침체까지 겹쳐 가게를 계속 운영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공단의 지원 사업을 통해 노후한 장비들을 교체하고 매장 외부공사를 통해 계속해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흐뭇해했다.

골목상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나들가게 지원사업은 △노후시설 개선비 지원 △점포마케팅 컨설팅 △고객관리 교육 등을 포함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나들가게 선도지역 지원 후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선도지역이 아닌 나들가게의 매출이 소폭(0.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사업의 성과가 확인된다.

사업대상자로 선정돼 매출반전에 성공한 서울 금천구 그린유통의 홍영선 대표는 “손님대응법과 관련된 교육을 받으면서 점포 운영에 대한 확신과 상인으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며 “점포 위치상 신규고객이 늘진 않았지만, 손님들이 물건을 구입하는 양이 많아져 매출이 4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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