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아직 갈 길 먼 경협株...테마보다 옥석을 보라

개성공단 등 기존 경협종목 넘어

소비재·서비스까지 온통 장밋빛

수혜실체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압축적 분석후 투자전략 세워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연합뉴스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파주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남북 경제협력주가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주식시장을 이끌어 온 정보기술(IT)과 제약·바이오를 제치고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성공단, 대북송전 등 기존의 경협주뿐 아니라 철도, 건설, 조선, 산림, 조경까지 각종 인프라 관련주가 경제협력 확대 수혜주로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 분위기 유지를 위한 주요국 간 외교 일정과 관련 국회 비준까지, 실제 경협 확대까지는 갈 길이 먼 만큼 현재의 투자 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과거 경제 외적인 이슈에 의한 테마주들이 ‘묻지마 투자’로 변동성이 확대된 후 ‘폭탄 돌리기’로 마무리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뒤늦게 수혜주 찾기에 집중하기보다는 각 종목을 찬찬히 뜯어보며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 남북 정상회담(4월27일) 직전인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상승률 상위 종목에는 남북 경협주가 대거 포진했다. 부산산업(347.93%), 현대비앤지스틸우(203.21%), 현대건설우(198.56%), 대아티아이(110.46%), 삼성중공업우(103.09%) 등이 100%를 훌쩍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가격은 보통주보다 싸지만 배당률은 높은 우선주 투자 선호 심리까지 겹쳤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바이오 등 2년간 주식시장을 주도해온 업종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자금 중 일부가 유입되면서 우선주가 급등했을 것”이라며 “현대건설우가 한 달 사이 5만원에서 30만원까지 6배 급등한 것처럼 남북 경협주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우선주 급등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경협주의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이 경협을 넘어 경제 공동체로 묶이는 ‘한반도 신경제’로 확장될 경우 생산재와 중간재, 나아가 소비재·서비스 부문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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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협주 투자가 과열 양상이라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우선 경제협력의 전제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주요국 간 외교 테이블에서 긍정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뿐 완료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상승세는 실체가 아니라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협주가 변동성 확대 구간에 진입했다”며 “실제로 남북 경협 관련주 가운데 5% 이상 급락한 종목이 대거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역시 “남북 경협주는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며 “경협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막연한 테마에 편승한 주가 급등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협 관련 종목 비중이 높은 건설과 기계업종의 코스피 상대강도는 지난 2015년 이후 단기 과열 영역에 진입했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높아진 주가 부담은 향후 연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할 노이즈,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등과 맞물려 상당한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급격한 추격 매수보다는 침착하게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협주들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수혜의 실체가 있는 기업들 중심으로 압축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리스크) 해소와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신시장 확보는 경협주뿐 아니라 대부분 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므로 이미 상승한 남북 경협주를 매수하기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대형 실적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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