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美 수입차 관세 폭탄’ 손놓고 있을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등 수입 자동차에 대해 20% 관세 폭탄 부과를 예고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글로벌 자동차 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에서 더 많은 차를 생산해야 한다”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20% 관세 부과와 배출가스 기준 강화를 언급했다고 한다.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라 미국 정부의 공식 방침이라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철강 관세 폭탄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성 발언이 대부분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논란을 비켜 가기 위해 철강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도 국가안보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우려가 사실로 나타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최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잖아도 한국 자동차 산업은 경직된 노사문화와 고비용 저효율 구조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차 생산량을 보더라도 2011년 465만대에서 지난해에는 411만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대미 수출물량 60만대 가운데 상당 부분이 빠져나가면 국내 생산량은 더 쪼그라들 게 분명하다. 그만큼 양질의 국내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완성차 생산기지가 해외로 급속히 이동하면 국내 차 부품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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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피하려면 미국의 조치가 구체화하기 전에 총력대응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민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조기대응 체제를 서둘러 가동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의 노림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재계의 대미 인맥을 활용해 미 의회를 설득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미 수출이 많은 독일·일본 등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참에 자동차노조 또한 미국의 현지생산 확대 압박이 거세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파업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끌어올릴 방안을 고민할 때다. 그것이 지금 있는 국내 일자리라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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