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원·헤알화 환율 300원도 붕괴... '삼바채권' 투자 말리는 PB들

지난해 초 투자자 21% 환차손

PB "10월 대선·연금개혁까지

지켜본 후에"...투자 유보 권고

일부선 "분할 매수 기회" 분석




원·헤알화 환율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 300원이 무너지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환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10%에 달하는 높은 이율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이 환리스크의 함정에 빠진 셈이다. 브라질 채권의 장기 성장성을 전망했던 주요 판매처들도 브라질 국내외 악재가 해소된 후로 투자를 미루기를 권하고 있다.

14일 원·헤알화 환율은 전일 대비 1.96% 하락한 296.9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334원을 기록했던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3개월 사이 11%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3년간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브라질 국채 투자 열기가 높았다. 2015년 9월 284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원·헤알화 환율이 2017년 377원까지 오른데다 연 10%대의 고금리 매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주요 증권사의 투자 설명회가 활발했고 신규 투자도 늘었다. 특히 300만~1,000만원 단위로 브라질 국채 투자를 중개하는 증권사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1·4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4곳(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 등이 판매한 브라질 국채 판매액은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단기로 뛰어드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브라질 국내외 경기에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반복돼 환율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 것. 우선 오는 10월 대통령선거에서 연금개혁을 통해 국내 재정적자 확대를 억제할 시장 친화적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이유로 국제 신용평가사는 브라질 국채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하향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헤알화 가치가 하락했다. 연금개혁 투표 연기로 외국인투자가로부터 신뢰를 잃은 탓이다. 결국 지난해 초 377원까지 상승해 고점을 찍은 환율이 현재 2015년 저점 수준인 290원대로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1년 사이 21%의 환차손을 기록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브라질 경기의 장기 성장성을 강조하며 현 시점이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채 금리 인상, 연금개혁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상존하지만 브라질 경제는 산업생산 증가와 소비심리 회복 등 경기 회복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헤알화는 대선·연금개혁 이슈로 하반기에도 변동성이 높겠지만 브라질 경제회복과 구조개혁이 진행되면서 대내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최근 원·헤알 약세를 장기 관점에서 꾸준히 분할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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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브라질 채권을 판매하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판매를 꺼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지역의 한 대형 증권사 PB는 “최근 브라질 채권 손실액이 커 환매도 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상담하러 오는 고객은 여전히 많지만 10월 대통령 선거 이후 연금개혁까지 상황을 지켜보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PB 역시 “최소 6월께 미국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는 시점까지는 기다려야 하지만 이때도 위험하다”며 “브라질 국채 투자는 최소 10년 이상 투자가 가능한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때문에 현재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가 지니는 높은 변동성 위험은 다른 통화에 비해 매우 높아 투자자들이 흔히 고려하는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높은 금리 매력을 바탕으로 보유 자산의 상당한 비중 이상으로 매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금융시장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모멘텀 투자자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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