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해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경쟁 포럼 설립에 나섰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를 위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행크 폴슨 전 재무장관 등을 섭외하고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이틀 일정으로 제1회 ‘새 경제포럼(NEF)’을 개최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 예정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질한 게리 콘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외에 에티오피아·콜롬비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수십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새 포럼은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영화배우와 통성명하는 파티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치열하게 논의하는 자리”라며 “다보스포럼에 매년 3,000명이 참석하지만 우리 포럼은 400명으로 참석자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만드나
11월 베이징서 새 포럼 개최
키신저·폴슨 등 중국통 섭외
다보스는 사교모임 성격 짙어
G2시대 맞아 中 급부상 초점
블룸버그 전 시장이 다보스포럼과 차별화된 포럼을 설립하려는 것은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세계 경제 변화에 보다 집중할 포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974년부터 열려온 다보스포럼은 세계적인 엘리트와 재계 리더, 정책 입안자들이 총출동하는 자리지만 논의 주제가 광범위하고 사교모임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판단이다. 새 포럼은 미국의 독주가 끝나고 ‘주요2개국(G2)’ 시대가 열린 상황을 고려해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변화를 주로 다룰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포럼 설립을 위해 영입한 인물들이 미국 내 대표적인 ‘중국통’인 것도 이 때문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과거 미중수교를 이끌어낸 인물이며 폴슨 전 장관은 투자은행(IB) CEO로서 중국 사업을 지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마지막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들은 그동안 쩡페이옌 전 국무원 부총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주최 포럼에 참석하는 등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FT는 “NEF는 중국의 발전에 따른 미국의 입지와 세계 질서의 변화에 주목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