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연안에서 바다의 포식자 ‘백상아리’로 보이는 상어 1마리가 발견됐다.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어촌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육지에서 300여m가량 떨어진 바다에 설치한 정치망 어장에 상어 1마리가 잡혔다.
백상아리로 보이는 이 상어는 몸길이 4m, 무게 300㎏가량으로 몸통이 그물에 걸린 채 죽어 있었다.
상어 전문가인 김진구 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과 교수는 16일 “사진에 찍힌 외형만으로는 잡힌 상어가 백상아리와 닮았다”며 “그러나 이빨 모양을 정확하게 보지 못해 백상아리라고 단언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백상아리가 먹이인 물고기를 쫓아 연안까지 들어왔다가 고정식 그물인 정치망에 걸린 것으로 추정했다.
잡힌 상어는 위판 과정을 거쳐 팔렸다.
백상아리는 어류뿐만 아니라 바다사자 등 큰 포유류까지 잡아먹는다. 영화 ‘죠스’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상어로 유명하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삼면 바다에 백상아리가 출현하는 일이 잦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8월 경북 영덕 앞바다, 2014년 6월 충남 보령 앞바다, 2014년 1월 강원도 고성 앞바다, 2013년 8월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백상아리가 잡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959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상어 공격에 의한 사고는 모두 7건으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상어가 잡힌 거제시 남부면 일대는 해수욕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거제시는 상어가 잡힌 시점과 6월 30일 예정인 해수욕장 개장 시점과는 두 달가량 차이가 있지만, 백상아리 출현에 따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오는 31일 거제시, 통영해경, 마산지방해양항만청,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 등이 참석해 열리는 해수욕장 개장협의회 때 상어 출현 가능성을 전제로 대비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백상아리가 사람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구 교수는 “국내에서는 서해안에서는 피조개를 채취하던 잠수부가 백상아리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며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 백상아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도장포 어촌계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