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환 전 산림청장이 귀촌 생활 13년간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산림청장의 귀촌일기’란 이름으로 펴낸 산촌생활이야기는 조 전청장이 충남 금산 양지녘으로 귀촌한 뒤 산촌에 땅을 마련해 작은 집 ‘녹우정’을 짓고 꽃과 나무를 심어 마당을 가꾸고 텃밭에 푸성귀를 길러 수확하고 사계절을 온몸으로 누리는 풍경이 따뜻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동안의 다채로운 체험과 가까이서 지켜본 수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실제 귀산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귀촌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이들, 농촌이나 산촌에 정착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으나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요긴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저자는 오랜 산림공직 생활을 마치고 산림청장에서 퇴임하는 날 미리 마련해둔 시골집으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다음 날 전입신고를 했다. 텃밭농사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시골에 땅을 사고 집을 지은 덕분에 마음 깊이 원하던 전원생활을 곧바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내와 함께 텃밭을 가꾸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있는 삶을 살아가며 얻은 것이 실로 많았다. 흙을 일구며 자연으로부터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 저절로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 산촌에서 사는 기쁨과 행복을 누구와든 나누고 싶었다. 페이스북 등 SNS에 전원생활 이야기를 올리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다. 귀산촌하고 싶은 이들의 문의도 늘었다.
시골살이의 즐거움과 어려움, 귀산촌할 때 꼭 점검하고 준비해야 할 내용들을 한데 모은 책 ‘산림청장의 귀촌일기’가 세상에 나온 배경이다.
그는 이 책에 자신의 귀산촌 과정을 자세히 기록해두었다. 때론 부끄럽고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들도 밝혀놓았다. 귀산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산림아카데미 이사장으로 일하다보니 산에서 소득과 보람을 얻으며 살기 원하는 이들을 자주 만났다. 그들의 꿈과 현실을 듣고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조언을 들려주기도 했는데, 그들과 나눈 이야기도 책에 실었다.
그는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 살에 최말단 9급 산림공무원으로 출발해 2004년 제25대 산림청장직에 올랐다. 38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006년 충남 금산으로 귀촌했다. 퇴임 후 초대 농업경제연구소장과 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산림아카데미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조 전 청장은 시집 ‘그리고 한 그루 나무이고 싶어라’, ‘숫돌의 눈물’, ‘너, 이팝나무 같은 사람아!’, 산문집 ‘산이 있었기에’, ‘산림청장의 귀촌일기’ 등을 펴냈다.
조 전 청장은 책 머리말에서 “사실 귀촌하는 데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서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금산=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