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기업·국책연구기관이 손잡고 세계 최초로 태양광을 투과하면서도 발전이 가능한 차량용 선루프를 개발했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차에 시동을 걸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기시스템 등을 돌릴 수 있는 전기차 보조 전원을 상용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7일 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가 신재생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자부품연구원·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투과형 박막 태양전지 모듈을 차량용 선루프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과제를 주관한 주성엔지니어링은 1993년 설립해 199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전(前)공정장치를 해외수출한 벤처기업이다. 이후 사업영역을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까지 넓혔다. 2009년엔 국내 태양광 장비업체 최초로 박막 태양전지 모듈의 국제 인증도 획득했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솔라 선루프’는 독일 아우디와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이다. 특히 도요타의 전기자동차인 프리우스 프라임 모델의 경우 파나소닉과 공동개발한 태양광 모듈을 선루프에 장착해 보조 전원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이를 통해 늘어난 주행거리는 화창한 날을 기준으로 6㎞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태양광 모듈 ‘솔라루프’를 장착한 모델3를 양산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태양전지를 이용한 솔라 선루프를 상용화한 사례가 아직 없다. 개발한 투과형 태양전지를 실제 차량에 장착한 시제품 개발까지 성공한 게 의미가 큰 것도 이 때문.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개발한 솔라 선루프는 이들 제품과 달리 빛을 투과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채광이 좋지 않은 기존 결정질 태양전지 기반 선루프의 단점까지 보완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도 커졌다.
솔라 선루프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동이 꺼진 뒤 내부 환기시스템에 전원을 공급하는 보조 전원의 역할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24시간 전원을 사용하는 블랙박스 등의 외부기기에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시금석이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번 기술개발을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성장’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연계해 신재생 에너지 융합형 산업으로 주목받는 차량용 태양광(VIPV) 분야에서 반투명의 박막 태양전지를 차량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며 “연관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차량용 선루프 등 이동기기 일체형 태양전지 모듈이 현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관련 이번 기술개발을 신규 시장 개척으로까지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