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금니 아빠’ 이영학 “국민참여재판 원치않아”, 사형선고 다시 살펴봐달라 요청

변호인 "사형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 있는지 검토해야"

재판부 "이 씨의 범행 동기 밝혀달라"고 검찰에 요청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이영학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이영학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씨가 항소심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씨 변호인은 “사형선고가 마땅한지 다시 한 번 살펴봐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 심리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추행유인·사체 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이 씨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이 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범행 내용·동기 등을 봤을 때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사형이란 법정최고형은 되돌릴 수 없으며, 대법원 판례를 봐도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고 사형이 정당화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이 씨에게 인정되는지 다시 살펴봐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씨는 14개의 죄명이 적용되고 있다”며 “무고 혐의까지 있을 정도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있으므로 사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추가로 변호인은 이 씨의 정신·심리학적 상태를 평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공주치료감호소 등에서 정신감정을 할 필요성이 있는지 검토해 보라고 변호인 측에 주문했고, 변호인은 자리에서 바로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통합심리보고서에 피고인의 정신 상태에 관한 내용이 제대로 반영돼 있는지 검토해달라고도 주문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피고인 이 씨가 정신지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 반면 병원 진단서에 의하면 이 씨는 지적장애 3급·중증장애 2급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검찰에 “이 씨의 범행이 치밀한 계획 범행인지 우발적인 것인지 공소장에 드러나지 않는다”며 “사람을 살해한 동기와 경위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딸의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 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승용차에 싣고 강원도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 밖에 아내(사망)를 성매매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 자신의 계부(사망)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 아내를 폭행한 혐의 등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백주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