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립계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17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을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키고 존속 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회사가 되는 내용의 개편안에 의결권 자문 기관 또는 자산운용사의 찬성 의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러스톤은 이번 지배구조 변경에 따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모두 주주가치가 상승한다고 내다봤다. 트러스톤은 모비스에 대해 “해당 안건보다 더 최적의 구조를 제시할 수 없기에 경영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이번 분할은 자본시장법 규정을 준수하고 분할 비율에서도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분할 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은 동등한 가치에서 진행됐다”며 “현대글로비스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합병 비율을 유리하기 위한 인위적인 행태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해서도 “분할합병에서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찬성’ 입장 발표는 오는 29일 주총을 앞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의 국내외 주주 및 기관투자가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이번 ‘찬성’ 결정은 의결권 자문 계약을 맺고 있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가 실제 주주 및 운용사들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찬성 의견이 나오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물론 두번째 규모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 역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반대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ISS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고 밝혔고 글래스 루이스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을 뿐 아니라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고 정면 비판한 바 있다. 이들 외국계뿐만 아니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자문기관도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대해 반대 권고를 냈다./맹준호·강도원기자 nex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