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난리로 이어진 올림픽 시설물"…평창 대관령 62가구 침수 피해

1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가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62가구가 침수한 가운데 피해 주민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18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가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62가구가 침수한 가운데 피해 주민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는 18일 밤사이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며 62가구가 침수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마을 주민 120여 명은 이날 오전 1시께 잠을 자다가 갑자기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에 몸만 겨우 빠져나와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대피할 당시 집 앞마당은 이미 토사가 들어 차 질퍼덕거렸고, 물은 방바닥까지 스며들어 왔다. 주민 김진하(66)씨는 “수십 년째 이 마을에 살면서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생전 처음”이라며 “올림픽 때 물길을 막아 강변에 설치한 시설물 탓에 빗물이 역류해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날 폭우에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된 횡계리 일대는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린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불과 3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 마을 인근 차항천 강변에는 올림픽 관련 차량의 승하차 시설을 위해 돌망태 등 구조물을 설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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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이 다 되도록 구조물을 제때 철거하지 않아 이번 폭우로 빗물이 역류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는 게 주민들의 분석이다. 횡계 6리 주광신(56) 이장은 “올림픽이 끝났으니 강변 구조물을 철거해 달라고 수차례 행정기관에 건의했는데 이행되지 않았다”며 “전날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만큼 중장비라도 동원해 물길이라도 터놨다면 이 같은 침수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침수 피해 주민들은 난생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마을회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주민은 “평생 처음 겪는 물난리 탓에 아무것도 가져 나오지 못한 채 겨우 몸만 나왔다”며 “가재도구는 그렇다 하더라도 물 먹은 주택 자체가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정선 알파인 스키장 인근에서도 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3시 14분께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 스키장 인근에서는 산사태 우려로 2가구 주민 6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스키장 슬로프를 타고 흘러내린 물길이 도로와 상가까지 이어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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