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 제작발표회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곽정환 PD를 비롯해 배우 고아라, 김명수(인피니트 엘), 성동일, 류덕환, 이엘리야가 참석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 거창한 사건이 아닌 주위에 있을 법한 소소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지수를 높일 예정이다. 문유석 판사가 직접 대본을 집필했다.
곽정환 PD는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한 드라마는 아니다. 요즘 드라마의 스케일이 커지고 화려해진 측면이 강한데 사람들의 작지만 감동적인 진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원작 ‘미스 함무라비’를 소설로 접하고 이 작품이야말로 그런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스 함무라비’를 드라마화하게 된 배경으로 “문유석 판사와 2007년에 말씀을 나눴다. 의사가 쓰는 의학드라마, 판사가 쓰는 법정드라마가 나오면 더 리얼하고 디테일하게 좋을 거라고. 문유석 판사가 10년이 지나서 드라마를 염두에 둔 칼럼을 썼더라. 판사 생활 20년의 경험이 집약됐다”고 덧붙였다.
고아라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 역을 맡았다. 그는 “실제 법정을 찾아가서 재판을 보기도 하고 작가님이 재판하시는 데도 찾아가봤다. 큰 도움이 됐다. 주변에 박차오름같은 일을 행했던 여자 판사님들도 직접 만나 뵀다”고 연기적인 노력을 전했다.
이어 최근 법정물을 비롯한 장르물에서 ‘열혈 여주’가 많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이번 캐릭터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것에 집중하고 연구했다. 가정환경으로 인해 생긴 공감 능력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오는 성격과 성향이 있다. 사건을 마음으로 보려고 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설득력 있게 그려질 거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 역의 김명수는 “실제로 법을 찾아 보고 (판사들의) 평소 지내는 모습이나 재판하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다. 대본이 나왔을 때도 작가님과 계속 연락을 했다. 작가님이 임바름과 동화돼있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성동일은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한세상을 연기한다. 그는 고아라, 김명수, 류덕환, 이엘리야 등 주연 배우들이 비교적 젊은 것에 대해 “창피하고 싶지 않아서 대본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긴장하게 됐다”며 “호흡은 되게 좋았다. 저는 그릇만 만들어줬고 원체 좋은 재료인 배우들이 좋은 비빔밥을 만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외에도 걸어 다니는 판사계의 안테나 정보왕은 류덕환이, 반전 있는 속기실무관 이도연은 이엘리야가 연기한다. 제대 후 복귀작으로 ‘미스 함무라비’를 선택한 류덕환은 “거대한 히어로 무비가 아니라 작지만 치열한 세상을 자세하게 그린 것이 좋았다”며 “‘군바리 티는 벗었구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연 배우들의 연령대가 젊은 편이다. 이에 곽정환 PD는 “사회초년생이 조직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잡았다”며 “거대한 벽과 틀에 부딪혀서 깨져가는 것을 깨닫고 성장하는 거다. 가급적이면 다른 직종의 사회초년생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구세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통쾌함을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단순히 통쾌한 사이다만 날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서 세대 간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화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도가 작게나마 펼쳐진다. 그런 의미에서 작지만 감동적인 드라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스 함무라비’외에도 이미 많은 법정물이 시청자들을 찾았고, 또 찾고 있다. 이에 곽정환 PD는 “작년 가을 방송 목표로 준비했었다. 그래서 100% 사전제작이 된 거다. 이렇게 법정드라마가 많이 나올 줄 몰랐다. 가장 뒷북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도와 달라. 지켜보시면 ‘얘네는 다르구나’ 느낄 수 있는 지점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는 21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