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매년 당기순이익의 5%를 기부금 명목으로 따로 적립해 혁신기업 대출이나 투자, 서민금융·일자리 창출·저출산 해소 지원 등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에 쓰기로 했다. 매년 2,000억원 꼴로 KB금융은 5년간 1조원을 적립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552억원의 기부금을 쓰는 등 최근 5년간 연간 평균 500억원 내외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여서 금융권으로 확산 여부도 주목된다.
2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부터 5년간 매년 당기순이익의 5%에 해당하는 2,000억원씩을 기부금으로 적립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선진국 대기업들도 이익의 3% 내외를 적립하고 국내 대기업들도 이익의 2% 미만을 기부금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의 ‘5% 적립’은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은 평소 ‘포용적 금융’과 ‘사람 중심 경제’를 강조하며 저출산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책임론을 강조해왔다.
KB금융은 최근 사회적 공헌활동 장기 플랜인 ‘KB드림즈커밍프로젝트(KB Dream’s Coming Project)’를 발표하고 오는 2022년까지 750억원을 들여 병설 유치원 250개 학급, 초등 돌봄 교실 1,700개 신·증설을 지원하는 등의 세부 방안을 밝혔다. 당시 윤 회장은 “나눔 문화를 확산시켜 국민들께 받은 사랑을 희망으로 돌려 드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KB드림즈커밍프로젝트를 통해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국민과 우리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된 재원은 KB드림즈커밍프로젝트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혁신기업 성장을 위한 생산적 금융 지원에도 재원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이 같은 재원을 토대로 핀테크 등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전용펀드를 만들고 청년 창업지원을 통해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투자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는 기술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기술 중소기업 직접투자에만 5년간 약 7,500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금융 취약계층의 자금애로 해소와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서민금융도 확대한다.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정책성 금융상품 및 중금리 대출상품과 영세 소상공인 대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그룹사들이 총 1,000명의 신규 채용에 나서고 5년간 4,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기존에 각 사업부서에서 맡았던 활동을 지주 차원에서 총괄하는 등 조직체계를 정비해 효율성도 높였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기부금 재원을 확대할 계획에 대해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