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차량공유 업체 ‘고젝’(Go-jek)이 태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주변 4개국으로 해외사업 확장에 나선다.
24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고젝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5억 달러(약 5,400억원)를 투자해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젝은 해당국 규제당국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수개월 내에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젝은 필요하다면 ‘고젝’이란 이름 대신 나라별로 현지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착형 브랜드를 창안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버의 철수로 인한 동남아 차량호출 시장의 혼란을 틈 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랩은 올해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해 인구 6억4천만명의 동남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됐지만, 부작용을 우려한 각국이 서비스 통합에 제동을 걸어 진통을 겪고 있다.
현지 업계에선 고젝이 우버의 빈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그랩과 고젝의 양대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한 그랩(Grab)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그랩은 동남아 8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랩에 등록된 운전사 수는 2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고젝은 인도네시아에만 90만명 이상의 가입 기사를 두고 택배, 배달, 장보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금융결제 서비스인 ‘고-페이’로 온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