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거래처 부도 나도 외상대금 받아요"

신보 中企 매출채권보험

가입 5년새 80% 급증 인기







경기 시흥의 목재용 방부제 제조업체인 S사 박모 사장은 갑작스러운 거래처 부도로 25억원의 거래대금을 날릴 뻔했지만 신용보증기금 덕분에 큰 손실을 면할 수 있게 됐다. 거래처 부도로 S사마저 휘청거릴 뻔했지만 위기를 넘긴 것이다.

박 사장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신용보증기금의 권유로 거래처가 부도났을 때 받지 못하게 되는 거래대금을 보험으로 커버해주는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신보는 제재업이 불황이라 거래처 매출채권에 대한 보험을 권유했지만 박 사장은 처음에는 망설였다. 거래처 K사가 연 매출액 1,000억원대로 건실한데다 장기간 거래하면서 신뢰가 쌓인 터라 설마 부도까지 가겠느냐는 생각이 커서다. 그러다 생각을 고쳐먹고 신보의 권유대로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했다. 그로부터 1년여 지난 올해 초 갑자기 경영위기에 몰린 K사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나머지 거래사들은 거래대금을 못 받게 됐다며 아우성이었지만 S사는 매출채권보험 가입 덕에 거래대금 25억원 가운데 18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납부한 보험료의 25배를 보험금으로 수령한 것이다.

주위의 동종 업체들도 박 사장을 부러워하며 매출채권보험 가입을 문의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기업 규모만 믿고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큰 위기에 몰렸을 것”이라며 “이제는 주변에 매출채권보험을 꼭 가입하라며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2515A10 매출채권보험 가입 기업 수 및 인수 규모


박 대표처럼 단골 거래처가 부도났을 때 연쇄도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보의 매출채권보험에 관심을 갖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3년 가입 기업 수 8,376개사였던 것이 지난해 1만5,017곳으로 79.3% 늘었고 같은 기간 인수 총액도 13조2,000억원에서 19조7,000억원으로 49.2% 증가했다. 도입 20년을 맞은 지난해 말까지 총 누적 인수 규모는 125조원이었다. 올해는 총 20조원을 인수할 계획이다.


매출채권보험은 신보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위탁을 받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적보험제도다.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이 판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한 손실금의 최대 80%를 신보가 보상해준다. 보험 한도는 50억원이며 보험료는 거래처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신보의 한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주요 거래처의 부도 위험을 관리할 수 있어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대금 회수 불능에 따른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방지로 일자리 유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실제 신보가 2013~2017년 보증한 기업의 부실률을 분석한 결과 매출채권보험 가입 기업의 보증 부실률(1.29%)은 미가입 기업 보증 부실률(6.74%)의 5분의1 수준에 그칠 정도로 경영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보험 가입 업체가 신보에 보증을 신청하면 기업심사등급을 1단계 올려 자금조달과 금융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사회적경제기업·창업초기기업·청년창업기업의 경우 보험 가입 요건과 보험료 우대 혜택도 준다. 이 밖에 신보는 올 4월 우리은행과 ‘거래안전망 구축과 금융지원’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 매출채권보험 상품도 새롭게 출시했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