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 페미니스트 강연에 대학가 시끌

서강대 강연 취소에 이어

연세대에서도 교내 반발

"反페미니즘 정서 드러내"

서울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24일 서대문구 신촌 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은하선씨 강연에 대한 찬반 대자보를 읽고 있다./오지현기자서울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24일 서대문구 신촌 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서 은하선씨 강연에 대한 찬반 대자보를 읽고 있다./오지현기자



한 페미니즘 활동가가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가 서울 주요대학 인권 행사에 강연자로 초청되자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세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은하선 강연 결사 반대’ ‘은하선은 연세대를 상대로 싸우게 될 거다’는 내용이 인기 게시글에 올랐다. 한 재학생은 중앙도서관 앞에 강연 반대 대자보를 붙이고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전단지는 ‘은씨가 불법과 부도덕의 남성혐오 신성모독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연에 반대하는 학생 20여 명은 24일 저녁 은씨의 강연 도중 강연장에 들어와 “은하선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강연을 반대하는 학생들은 은씨의 과거 발언이 ‘남혐(남성혐오)’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은씨는 지난해 한 신문 기고에서 “촉망받는 남성이라면 성범죄자가 되더라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온 인류가 힘써 준다”며 남성 권력을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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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세대 일부 학생들은 “기독교 학교에 신성모독을 일삼는 사람을 초청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은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십자가 모양의 성인용품 사진을 공유해 종교를 조롱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에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은씨 강연을 당일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은 “EBS 까칠남녀 프로그램 출연 당시 보여준 발언과 모습이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고 신성모독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강연에 반대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은씨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남학생들은 아무 보상을 받은 적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억울함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이는 페미니즘에 대한 캠퍼스의 전형적인 백래시(반격)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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