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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③] 유이 “‘맨홀’ 시청률, 촬영 땐 최저인 줄 몰라…반성했다”

배우 유이가 ‘맨홀’을 지나 현재의 ‘데릴남편 오작두’,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진지하게 털어놨다.

유이는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 한진선)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장여성이 오로지 결혼한 여자, 즉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려 데릴 남편을 구하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 유이는 극 중 열혈 PD 한승주를 맡아 가야금 명장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자연인 오작두와 달달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009년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한 유이는 MBC ‘선덕여왕’(2009)을 시작으로 연기 활동을 병행해왔다. ‘미남이시네요’ ‘오작교 형제들’ ‘버디버디’ ‘황금무지개’ ‘상류사회’ ‘결혼계약’ ‘불야성’ 등 브라운관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KBS2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 출연한데 이어 ‘데릴남편 오작두’까지 ‘열일’ 중이다.

/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전작 시청률이 낮았는데(‘맨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4%로 지상파 역대 최저) 부담감이 있지는 않았나.

시청률이 낮은 건 알았는데 3사 통틀어서 최저인 줄은 몰랐다. 기록을 세울 정도더라. 촬영하는 동안에는 팬 분들이 와주시고 커피차가 맨날 왔다. 또 일본에도 팔리고 콘텐츠 1위도 해서 많은 분들이 보는 줄 알았다. 시청률이 낮아도 그 정도로 낮을 줄은 몰랐다. 쉬면서 알게 됐다. 다른 드라마의 최저 시청률이 나올 때마다 저희 드라마가 언급돼서 알았다. 우리 드라마가 진짜 심각했구나 생각했다. 반성도 했다.

-새 작품에 들어가면서 걱정도 들었을 것 같다.

사실 이번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나 때문에 피해가 가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저희 드라마가 재미없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막장도 아니었고 오작두라는 캐릭터가 너무 신선했다. 제가 힐링을 받으면서 촬영을 한 것처럼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오작두라는 사람을 바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대박이 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도 많은 분들이 시청하면서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 됐다.

쫑파티 때 소고기를 사주셔서 잘됐구나하는 것을 알았다. 저는 한 번도 포상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꿈이 있다면 다음 드라마에서는 저희끼리라도 여행을 가서 공항 패션을 해보고 싶다. 작은 꿈이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데.


‘정글의 법칙’은 저한테 힐링이었다. 카메라도 있고 마이크도 있지만 저한테는 정말 휴식이었다. 저는 정글에 갈 때 핸드폰을 안 가지고 간다. 모든 걸 다 놓고 자연에 맡기고 싶었다. ‘정글병’이라고 있다. 할 때는 진짜 힘든데 병만 오빠가 부르면 다시 가게 된다. 제가 남자도 아니고 오빠한테 빚진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부르면 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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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활동을 꾸준히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작품도 그렇다. 할 때는 힘든데 끝나고 나면 또 하고 싶다. 저는 한 작품을 길게 하는 편이다. 50부작, 30부작 등이었다. 16부작은 두 번밖에 안 해봤다. 한 작품을 길게 하고 끝나면 반년 정도 쉬는데 대본을 안 보면 되게 심심하다. 선생님들과 주말드라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쉽지는 않다.

작품을 기다리다가 한번 하면 길게 하니까 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주말드라마를 많이 해서 그렇게 느끼실 거다. 빠른 템포의 드라마를 잘했으면 했을 텐데 잘 못한다. 대사도 잘 못 외우겠더라. 이번에도 느꼈다. 저는 긴 호흡, 가족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제 나이보다도 조금 더 나이가 있거나 아기 엄마의 역할이 더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사진=KBS2 ‘맨홀’, MBC ‘데릴남편 오작두’ 포스터/사진=KBS2 ‘맨홀’, MBC ‘데릴남편 오작두’ 포스터


-생각해 둔 차기작이 있나.

시청자분들이나 제가 보기에 감정, 리액션, 발음 등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 상태에서 더 촉박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다음 작품에서는 유이의 연기가 어떻다는 것보다는 작품이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준비가 됐을 때 하고 싶다. 그게 올해의 목표다. 이번에는 작두와 승주의 케미가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큰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남자 배우와 케미가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다.

-다음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남자 배우가 있다면.

솔직히 말하면 강우 오빠와 케미를 맞춰볼 거라는 생각도 안 해봤다. 다른 분들과도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해보고 싶다. 앞서 (이)서진이 오빠와도 서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둘이 붙으니까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정)상훈이 오빠랑도 막장으로 해보고 싶기도 하다.

또 (정)해인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해인이랑은 그냥 나중에 시상식에서 인사하는 거로 하고 싶다. ‘예쁜 누나’ 전까지 아프지 말고 화이팅하자고 연락은 했다. 제가 ‘클래식’때부터 손예진 선배님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지금은 해인이가 부럽다. 아직도 핸드폰에 탁(‘불야성’ 배역 이름)이라고 저장돼있다. 잘돼서 기분이 좋다. 예전에는 해인이가 ‘유이 안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제가 ‘해인이 안다’고 자랑한다. 저는 그 친구가 잘될 줄 알았다.

-올해가 데뷔 10년 차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10년차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셔서 알았다. 10년이 긴 건 아니다. 앞으로 갈 일이 더 많이 않겠나. 이전에는 계획을 잘 잡고 이뤄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제 자신을 놓고 살았다. 제가 아프든, 뭐를 원하든, 여행을 가고 싶든 지금은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제 자신을 아끼지 않은 거다.

올해라도 저를 아끼고 사랑해야 주변 사람들한테도 밝은 에너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야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 뭔가를 하겠다, 상을 받겠다는 목표는 말이 안 된다. 하나하나 보여드릴 때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되고 싶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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