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서울 역삼동 한국지식재산센터 19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16회 지식재산능력시험(IPAT)’ 고사장. 대학생부터 교사·대기업 직원·연구원·군인 등 다양한 직업의 응시생 70여명이 앉아 있었다. 시험 시작 시간인 11시가 다가오자 감독관이 5지 선다형, 총 60문항으로 구성된 시험지를 배포하며 유의사항을 알렸고, 곧 80분간의 시험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치러졌다.
시험 종료 후 고사장에서 만난 대형 조선사 직원 박모 씨는 “특허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시험에 나온 용어들이 익숙한 편이었지만 난이도는 예상보다 높았다”며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다음 시험엔 좀 더 준비해서 와야 할 것 같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국내 유명 이커머스사에서 마찬가지로 특허 업무를 맡고 있는 도모 씨도 “회사에 입사한지 두 달 정도로 됐는데, 선배의 권유로 시험을 보게 됐다”며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허 관련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에는 현직 교사도 응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선주 세곡중학교 교사는 “최근까지 교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명 교육을 담당하면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었다”며 응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부터 IPAT이 중·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술관련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등재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중고등학생들이 시험을 보기엔 문제 수준이 어려운 것 같다. 난이도를 낮춘 별도의 시험이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IPAT은 지식재산 직무분석을 근거로 설계된 국내 유일의 지식재산 역량 검증시험이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저작권 등 지식재산 전 분야에 관한 기본 지식과 실무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5회에 걸쳐 3만 4,000여 명이 응시했다. 대·중소기업 현장에서 지식재산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IPAT 응시생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1월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가공인자격시험으로 격상된 후 처음 치러진 이날 시험에는 서울·대전·대구·부산·경기·광주·제주 등 전국 16개 고사장에서 총 2,570명이 몰렸다.
시험시행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특허정보원, 지역지식재산센터 등 총 46개 기관에서 IPAT을 역량평가와 직무 교육 등에 활용했다”며 “국가공인인증 이후 학교에서는 지식재산 강좌 수강생의 지식재산 역량평가의 도구로 기업체와 지식재산 유관기관 등에서는 채용시 가산점과 직무교육, 역량평가 등의 목적으로 IPAT의 활용도 더욱 증가할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