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실망뿐이다. 1만3,303건의 법안이 제출됐지만 겨우 3,564건만 처리됐다. 법안 처리율은 27%로 역대 최악으로 평가된 19대 때의 32%에도 못 미친다. 올 4월 임시국회는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했고 5월 임시국회 역시 시작된 지 20일이 넘도록 상임위원회 회의는커녕 개의조차 못한 채 시간만 보냈다. 정치태업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오죽하면 국회의장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는 말까지 했을까.
앞으로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그럴 기미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차기 원 구성이 여야 대치로 난항을 겪으면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없이 후반기 국회를 맞아야 할 형국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드루킹 특검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판에 정부 개헌안 표결 강행과 강원랜드 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쳤으니 정치권이 조용할 리도 없다. 이번에도 정치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식물국회’가 재연될 게 뻔하다.
국회의원들이 하라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각종 혜택만 누린다면 의원 수를 줄이고 세비를 반납하라는 비난과 질타만 받을 뿐이다. ‘국해(國害) 의원’이라는 조롱에서 벗어나려면 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후반기 원 구성을 서두르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같은 경제 활성화와 민생을 위한 법안 처리에 나서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에게 부끄러운 국회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