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생활용품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등이 홈쇼핑 채널에서 발을 떼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 유지, 타 유통채널보다 높은 판매수수료 등 복합적인 원인이 내재 돼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홈쇼핑 채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홈쇼핑은 매출 측면에서 중요한 채널이기 때문에 완전한 철수는 아닐 것”이라면서 “홈쇼핑 채널의 홍보 효과, 판매 수수료 등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전략 수정을 고민하는 이유는 우선 생활용품을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홈쇼핑 이미지하고는 다소 맞지 않는다. 여기에 생활용품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 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LG생건의 지난 1·4분기 생활용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3,947억 원, 영업이익은 23.8%가 줄어든 4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H&B 스토어 등 신규 유통채널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자사 제품을 입점시킬 수 있는 통로도 확대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하반기 홈쇼핑에서 ‘아이오페’ 브랜드를 완전히 철수시켰다. 1996년 바이오 사이언스 기반 브랜드로 론칭된 아이오페는 홈쇼핑 채널에서 ‘에어쿠션’을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아갔다. 아이오페 철수 이후 국내 홈쇼핑에는 한율, 베리떼, 리리코스 등 3가지 브랜드만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아이오페가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기 위해 유통 채널을 정비했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샤넬·로레알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홈쇼핑에서 판매되지 않듯이 아이오페도 브랜드 이미지와 걸맞은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면서 “홈쇼핑 대신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 등 카운슬링이 가능한 매장이나 자사의 온라인숍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유통경로에서 온라인과 홈쇼핑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7% 수준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홈쇼핑이 매력적인 유통채널로 인식되지만 판매수수료율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