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생 외면한 20대 국회, 후반전도 가시밭길 예고

오늘 본회의 끝으로 전반기 종료

법안처리율 27%로 19대 밑돌아

국회가 지난 24일 본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해 표결을 했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연합뉴스국회가 지난 24일 본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해 표결을 했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가 28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전반기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여야가 드루킹 특검 처리 등을 놓고 대치 국면을 거듭하면서 정쟁에 매몰돼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후반기 국회도 6·13 지방선거 이후 원 구성 협상 등 여야가 곳곳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여 험로가 예상된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 1만3,303건 중 처리된 법안 건수는 3,564건에 그친 반면 미처리된 법안은 9,739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안 처리율이 27%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지난 19대 국회 전·후반기 법안 처리율(3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저조한 입법 실적에 쫓긴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물관리일원화 개정안’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지정 특볍법’,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민생법안 100여건을 늑장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졸속 입법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야가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 동시 처리에 합의해 본회의가 지난 21일 가까스로 열린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본회의까지 법안 논의 시간이 7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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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에게 공언했던 개헌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국회는 이미 2016년 말부터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를 가동했지만 결국 시간만 허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마저 외면했다. 특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국회에서 개헌안 표결이 성립되지 못한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또 지난 21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홍문종·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체포동의안마저 부결시키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욱이 28일 본회의에서 권성동 한국당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더라도 다음 본회의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만큼 한국당이 6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면 또 다시 방탄국회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5·26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이 처리될 지도 관심사다.

전반기를 허송세월 보낸 20대 국회는 후반기에도 난항이 예고된 상태다. 당장 여야는 후반기 국회를 이끌고 나갈 국회의장단 선출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의장을 맡아온 관례를 들어 내부 경선에서 선출된 문희상 의원을 사실상 후반기 의장으로 낙점했다. 반면 한국당 등 야당은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선출했다고 반발하며 6·13 재보선 이후로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협상 시점을 미루고 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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