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ZTE 제재 완화, 미중 3차협상 변수되나

美, 대중 농수산물 수출 확대 올인

中, ZTE 협상카드로 옥죄기 불구

美의회 제재 해제 놓고 강력반발

해결방식 입장차 여전...난항 예고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미중 3차 무역회담을 앞두고 협상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미국은 대중 농수산물 수출 확대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압박수위를 높여가는 반면 중국은 대표 통신장비 업체 ZTE 제재 해제를 협상 카드로 연계해 미국을 옥죄고 있다. 양국은 일단 불균형 해소라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인 해결방식 등에서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이는데다 미 의회가 ZTE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완화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미중 무역갈등 해소에 난항을 예고했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다음달 2~4일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 대표단과의 3차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를 장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두 차례의 협상과 달리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품목별로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협상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FT에 따르면 미 측은 중국이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미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품목에 대한 장기적인 수입계약 체결과 함께 미국산 가금류 수입쿼터 해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 대중 에너지 수출을 3∼5년에 걸쳐 500억~600억달러가량 늘리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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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 같은 장기적이고 고정적인 수출계약이 성사될 경우 대중 무역적자 폭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의 대중 농산물 수출이 2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다만 이 경우 지금까지 해당 분야에서 중국 수입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유럽연합(EU)과 호주·브라질·아르헨티나의 대중 수출이 줄어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선뜻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 입장에서 최대 관심사인 ZTE 제재 해제 여부가 불투명해진 점이 미중 3차 협상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ZTE 회생을 위한 제재 완화를 약속했지만 민주당에서 이를 두고 트럼프 정권과 중국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한데다 공화당에서도 ZTE에 대한 제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핵심 중진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ZTE는 물론 중국 통신업체들의 미국 내 영업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법안이 의회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는 그동안 미뤄온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 승인을 며칠 내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미중 무역협상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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