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단독]케이뱅크 오늘 1,500억 유상증자 결의

이사회서 구주주 배정방식으로

은산분리 사실상 불가능해져

연내 추가자본 조달 쉽잖을듯

케이뱅크 주요 주주현황케이뱅크 주요 주주현황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0일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다. 당장 자본안전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지만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연내 추가 자본 조달 없이 정상궤도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의 구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확정 짓는다. 주금납입이 완료되면 자본금은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증자를 추진했다가 차일피일 미뤄졌고 목표금액도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결국 1,500억원에 그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KT·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 주요 주주들은 지분율만큼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앞서 두 차례 유상증자를 순조롭게 마치며 자본금을 1조3,000억원으로 늘린 것과 달리 케이뱅크의 증자가 삐걱댄 것은 주주사가 20여개에 달해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은산분리를 전제로 투자에 참여한 주주사들이 국회 논의가 멈추자 추가 자본 투입에 난색을 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율은 10%(의결권 있는 지분 4%)로 제한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고객 수가 늘면서 자본확충이 필요했다. 지난달 기준 케이뱅크의 여신은 1조700억원, 수신은 1조4,400억원이며 고객 수는 73만명이다.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15%이지만 공격적인 대출 확장을 하기에는 재무건전성 우려가 커 신규 상품 출시도 번번이 미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는 2019년까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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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상증자로 어렵사리 추가 실탄을 확보한 케이뱅크는 새로 상품을 내놓으며 공격적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2·4분기 중 24시간 대출상담과 신청이 가능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간편결제 서비스와 법인 서비스, 신용카드까지 선보일 방침이다.

문제는 증자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케이뱅크 내부에서는 자본금을 1조원까지 늘려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연내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기존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현재의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는 성장에 난관이 닥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상태라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 효과는커녕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정원·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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