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베이조스, 회장·CEO 겸직 말라"...시위나선 美 행동주의 투자자들

"독립적 인물이 이사회 이끌어야"

이사회 "베이조스 겸직이 자산" 반박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트위터 캡처



“베이조스는 보스가 필요하다.”

‘섬오브어스(SumOfUs)’라는 미국의 한 주주행동주의 단체가 아마존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리는 30일(현지시간) 시애틀 본사 인근 상공에 이 같은 문구를 건 배너를 띄우며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겸하고 있는 이사회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직책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미 CNBC방송이 보도했다.


섬오브어스는 성명에서 “베이조스가 두 직책을 겸하는 것이 아마존의 취약점”이라며 “지배구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주식가치에도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CEO를 감독하고 주주를 대변할 책임이 있는 이사회 회장이 CEO를 겸직하면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아마존이 독립적으로 이사회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을 통해 CEO와 이사회 간 세력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베이조스의 겸직 제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회장과 CEO 직책 분리가 ‘표준’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51%도 직책을 분리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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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베이조스 흔들기’가 가시화하자 아마존 이사회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베이조스의 겸직 자체가 회사의 자산”이라고 주장하며 회장과 CEO 직책분리 요구를 반대하도록 권고하고 나섰다. 이사회는 “베이조스의 역할과 회사 내 입지가 주요 정책들을 잘 움직이게 해 주주들의 장기 이익 실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아마존 주식이 지난 2016년 말 이후 2배 이상 오르고 시가총액도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CNBC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베이조스와 같은 겸직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실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도 베이조스처럼 회장과 CEO 직책을 동시에 맡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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