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의 행동으로 징계를 받고 퇴직한 이정렬 전 부장판사가 퇴직 5년 만에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법조계는 이 전 부장판사가 30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이 전 부장판사는 2011년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의 패러디물을 게재해 법원장의 서면경고를 받았다. 다음해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교수 재임용 사건을 심리하면서 재판부가 합의한 내용을 공개해 6개월 정직을 처분을 받았다. 2013년에는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 중이던 이웃 주민의 차를 파손해 벌금을 받기도 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퇴직 후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지만 징계 전력을 이유로 2014년 4월 등록을 거부당했다. 변호사 등록이 거부돼 법무법인에서 사무장으로 일해오던 이 전 부장판사는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를 상대로 회원 지위 확인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1·2심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아닌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각하했다. 대법원 역시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사건을 심리 불속행 기각했다.
이 정 부장판사는 작년 6월엔 서울행정법원에 대한변호사협회를 상대로 등록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변호사 등록을 마친 30일 소 취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이 전 부장판사변호사 법에서 정하고 있는 최대 등록금지 기간인 2년이 지났고 같은 법에서 정하는 변호사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