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 | 41위~50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6월호에 실린 포춘US 번역 기사입니다.

41 티머시 켈러 Timothy Keller | 리디머 시티투시티 Redeemer City to City, 복음주의 목사/저자


자칭 ‘정통파’ 기독교인인 켈러는 많은 기독교인에게 적의 영토처럼 느껴지는 뉴욕 맨해튼에 초대형 교회를 건립하는 데 28년을 바쳤다. 그렇게 세운 리디머 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의 설교단과 여러 저서를 통해 켈러는 복음주의/*역주: 미국의 보수적 기독교 종파/에 새 비전을 제시했다. 좀더 정치 중립적이고, 빈자에 대한 돌봄, 개인적 희생, 인종·계층을 뛰어넘는 포용을 중시하는 비전이다. 이후 켈러는 시민들을 인도할 목자 양성을 목표로 시티투시티 운동을 시작했다.

42 그윈 숏웰 Gwynne Shotwell | 스페이스X SpaceX, 사장 겸 COO

숏웰은 2002년 11번째 직원으로 스페이스X에 입사했다. 우주여행 비용 인하, 행성 개척을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는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직원 수는 6,000여 명. 체결한 계약 총액만 120억 달러에 달한다. 숏웰은 회사의 일상적 경영과 고객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공식 직함은 ‘해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 Elon Musk CEO가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혹은 이상주의적 개발 기간)를 제시하면, 숏웰은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 지난 2월 재사용이 가능한 강력 로켓 팰컨 헤비 Falcon Heavy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도 그녀의 업적이었다. 다음 목표는 위성을 활용한 고대역폭 인터넷망 구축과 차세대 로켓 BFR의 개발이다. BFR이 성공하면, 지구 그 어떤 도시에서도 1시간 내에 화성으로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43 발크리슈나 도시 Balkrishna Doshi | 인도 건축가

도시는 올해 건축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했다. 그는 경력 70년의 대부분을 저렴한 주택 연구에 바쳐 ’빈자의 건축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도르 Indore 시의 아라냐 Aranya 저가형 주택 프로젝트가 그의 작품 중 하나다. 약 8만 명이 거주하는 아라냐는 집과 정원이 미로처럼 모여 있어 개방 공간과 집합 주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아메다바드 Ahmedabad에 위치한 생명보험기업주택(Life Insurance Corporation Housing) 건물도 그의 작품 중 하나. 여러 계층이 혼합 거주하는 이 건물은 대가족이 세대별로 다른 층에 살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도시는 ’모든 사람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좋은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상에 따라 작품들을 설계했다.

44 페이커 세이베스마 Feike Sijbesma | DSM, CEO

1902년 설립된 DSM은 네덜란드 국영광산기업(Dutch State Mines)의 약자이다. 그러나 세이베스마는 DSM이 ’의미있는 일을 하라(Do Something Meaningful)‘의 줄임 말이라고 말한다. 그는 10년간 DSM의 사업 분야를 인간의 삶이나 지구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했다. 미량영양소를 생산해 연 8,000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세계식량계획(WFP)을 지원한 것도 그 일환이다. 세이베스마는 탄소가격 선도연합(Carbon Pricing Leadership Coalition) 등의 공동의장으로서, 특히 다른 기업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45 켈리 치발레 Kelly Chibale |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은 과학연구 인프라가 절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잠비아 출신 치발레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케이프타운 대학교(University of Cape Town)에 아프리카 최초 통합 신약후보물질 연구센터인 H3D를 건립했다. 소속 연구자만 90명이 넘는 H3D는 게이츠 재단, 노바티스 Novartis, 남아공 정부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최고 수준의 연구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 후보물질이 인간 대상 임상에 들어가는 등 이미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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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아나 보틴 | 방코 산탄데르 Banco Santander, 그룹 총괄회장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2014년 유럽 2위 은행 산탄데르의 경영자에 오를 무렵, 보틴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쉽지 않았다. 족벌주의에 대한 부정적 시선 등 많은 것을 극복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탁월한 성적을 거뒀다. 취임 이후 산탄데르의 이익률과 자본비율이 상승했다. 지난 해 산탄데르는 은행 역사상 최고의 거래로 남을 타 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위기에 처한 포풀라르 Popular 은행을 단 1유로에 합병한 것이다. 포풀라르의 자산은 자국 시장에서 산탄데르의 입지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47 디나 메사 Dina Meza | PEN온두라스 PENHonduras, 언론인

온두라스의 살인율은 전 세계 평균의 6배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메사는 온라인 뉴스사이트 파소스 데 아니말 그란데 Pasos de Animal Grande의 설립자 겸 편집인으로서 국내 범죄와 부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다. 파소스는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 Berta C?ceres 살인 사건을 조명했고, 굴곡 많았던 2017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신뢰할 만한 보도를 했다. 또 메사는 비극적인 언론인 피살이 만연한 온두라스에서, PEN온두라스를 창설해 위험에 처한 기자들을 돕고 있다.

48 리드완 카밀 Ridwan Kamil | 인도네시아, 반둥 시장

카밀이 시장에 취임한 2013년 당시, 인구 250만 명의 반둥은 오염·교통정체·과도한 관료주의로 신음하고 있었다. 건축가 출신인 그는 기술의 힘을 빌어 문제 해결에 나섰다. 400개 이상 앱을 개발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였다. 그 중에는 중소기업 등록 때 직접 관청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다. 카밀은 반둥 시 통제센터도 설립했다. CCTV 데이터를 활용해 교통정체, 도로파손 등이 발생했을 때 대응 속도를 개선했다. 카밀은 현재 인도네시아 정치계 요직인 웨스트 자바 West Java 주지사에 도전하고 있다.

49 에이미 거트먼 Amy Gutmann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총장

거트먼 자신도 저소득 가족 중 최초로 대학에 진학한 ‘1세대(first generation)’ 대학생 출신이다. 총장으로서 그녀는 1세대 학생들의 입지 개선에 꾸준히 진력했다. 2004년 취임 당시만 해도 재학생 중 저소득층 1세대 학생 비율은 20명 중 1명이었지만, 현재는 7명 중 1명이다. 또, 거트먼은 해외 학생 및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거트먼의 후원금 모금이 대성공을 거둔 덕분에, 펜실베이니아대의 100% 장학금형 금융지원 제도는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개혁적 행보에 힘입어 그의 임기는 2022년까지 연장됐다. 펜실베이니아대 역사상 가장 재임 기간이 긴 총장이 될 전망이다.

50 에드 배스티언 Ed Bastian | 델타항공, CEO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에서 지난 2월 고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후, 내부 정책을 변경한 회사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 즉각적 경제 보복에 직면한 기업은 델타가 유일했다. 회사가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회원 할인 프로그램을 종료하자, 며칠 후 조지아주 의회는 델타(본사 애틀랜타)가 받을 수 있는 연간 4,000만 달러의 항공연료세 면세안을 폐기했다. 의원들은 델타가 보수주의자들과 미 수정헌법 제 2조/*역주: 무기소지 권리가 명시된 조항/를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배스티언 CEO는 공개 서한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델타가 총기규제 논란에서 특정한 편에 선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NRA를 용인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할인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파크랜드 참사 이후 나온 NRA의 공개 성명들이 사회적 논의 차원에서 용납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배스티언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 우리의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없다”며 “우리는 정치적 분열을 조장할 수 있는 모든 단체에 대한 할인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건 한 세대를 거리로 나서게 만드는 강력한 호소문은 아니었다. 그러나 분절화된 사회에서, 명확한 논리에 근거한 기업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 행동이었다.

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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