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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스모크’ 황찬성, “이상 시인의 고통..완벽하게 부정당한 순간 공감 커”

“어마어마하게 외롭고 고독한 느낌”

“아이돌 선입견 불평할 문제 아냐”


“뮤지컬이란 영역에 도전한다는 게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발을 담궜다가는 영원히 발을 못 디딜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제대로 준비해서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룹 2PM 겸 배우 황찬성에게선 뮤지컬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안이 싹 비워진 느낌이랄까. 개운하죠” 라고 소감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무대가 주는 짜릿한 맛을 아는 이만의 공감대도 느껴졌다. 뮤지컬 ‘스모크’에서 천재시인 이상으로 열연중인 배우 황찬성을 만났다.

2PM 가수 및 배우 황찬성 /사진=조은정 기자2PM 가수 및 배우 황찬성 /사진=조은정 기자




배우 황찬성배우 황찬성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얼굴을 알린 황찬성은 2008년 2PM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201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인터뷰’에도 출연했다. 연극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도 무대 경험을 이어간 그는 현재 데뷔 13년차이다. 연기력 논란 없이 좋은 평을 받으며 무대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것.

현재 황찬성은 시인 이상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스모크’(연출 추정화)에서 나이는 27세지만 14살에 머물러 있는 바다를 그리는 소년 ‘해’ 역으로 열연 중이다.

황찬성은 이상이라는 시인이 대중에게 질타를 받는 부분에게 깊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완벽하게 부정당할 때의 그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때 이상 시인의 고통이 예상이 되고 상상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상 시인은 수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고도 사람들 앞에서 유쾌한 모습을 보이면서 잘 지내셨다고 해요. 제 직업도 이상 시인과 같다고 생각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곡을 쓰고, 무대에 서도 그 결과물엔 자기 자신의 일부분이 표현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부정당하는 순간, 나 자신을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아요. ”

“‘거울’이라는 시를 봤을 때도 굉장히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완전 타자의 느낌으로 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고 그걸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참 많이 외로웠겠다는 느낌도요. 감히 상상하자면 어마어마하게 외롭고 고독한 심정으로 글을 써 내려갔을 듯 해요.“


‘짐승돌’로 사랑 받았던 2pm 멤버 황찬성이지만, 연기에 도전하는 건 쉽지 않았다.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편견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본인의 열정과 노력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열정을 유지해야 가수든 연기든 오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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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연기한다고 시청자나 관객분들이 불안해 하시는 것을 두고 불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이돌 연기를 보시고 못하면 안 좋은 말씀을 하시고, 보고 괜찮게 잘 하면 ‘잘 하네’ 라고 말씀해주세요. 그런 선입견에 대해선 각자 해결해야 할 문제죠. 뮤지컬 혹은 드라마를 보는 분들은 본인의 귀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배우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안 좋은 말씀을 하는 것에 대해선 뭐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맡은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PM으로서 무대에 설 때와 배우로서 관객과 만나는 기분이 다르다고 했다. 특히 그는 무대의 일루션이 관객을 움직이게 하는 점에 매료돼 있었다.

“소통과 교감하는 법이 다른 것 같아요. 콘서트는 노래마다 무엇을 정해서 관객과 교감하고, TV를 보듯 관전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나누듯이 소통을 하는 부분이 많죠. 뮤지컬이나 연극은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프로시움 무대로 진행이 되잖아요. 관객과 분리돼 무대 안에 일루션이 있는 것 같아요. 소통보다는 관객과 동하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내 마음이 동하는 순간 무대의 매력이 커지는 것 같아요.“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2PM은 옥택연의 군복무를 시작으로 준케이가 군입대를 했다. 장우영, 이준호, 황찬성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최근 제6회 무주산골 영화제 홍보대사로 발탁되는 등 군 입대 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지금 많이 해놔야 한다’기 보다는 열심히 하나 하나 다져나가고 있을 뿐.

“정확한 군입대 시기나 계획은 아직 없어요. 지금이 아니면 개인 활동을 이렇게 활발하게 하지 못할까 싶어요. 열정이 충만한 지금 이 시기에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를 도전 과제로 삼았어요.”

황찬성은 본인의 연기 평가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분명한 건 배우가 느끼는 것과 관객이 보는 것은 다르다는 것.

“관객으로 무대를 볼 때랑, 배우로 무대에 설 때랑 확실히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제 연기 점수요? 점수를 차마 내릴 수 없네요. 많이 부족해보이던데요. 하하.”

황찬성이 출연하는 뮤지컬 ‘스모크’는 오는 7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한편, 황찬성은 오는 6월 6일 밤 9시 30분 첫 방송을 시작하는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안방극장에 찾아올 예정이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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