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경제원조와 관련해 “한국이 그것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이미 한국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북 경제원조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수천, 6,000마일 떨어져 있다”면서 “그런데 그들(한중일)은 이웃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대단한 일이 (북한에서) 일어나는 것을 진실로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이웃 국가이고 우리는 이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미 한국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일본도 마찬가지”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미국 행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북원조의 상당 부분을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최근 미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하는 대신 미국 민간 부문의 투자와 대북 진출, 기술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4월 한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 ‘단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고 (북한 비핵화를) 달성했다. 경제·에너지 지원을 안 하고 이뤄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그럼 누가 부담하게 될까. 미국이 돈을 내기 싫다고 한다면 다른 국가가 하게 될 것이다”라고 예상한 바 있다.
미국은 과거에도 대북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998년 북한 신포 경수로 2기를 건설하기 위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우리는 총사업비의 70%를 내기로 했지만 미국은 8%만 분담하기로 한 바 있다. 일본이 나머지 22%를 내기로 했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답을 피해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5·26 남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지 미국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안 했는데, 미국의 지원이 확실한가’라는 질문에 “북미회담이 성공하게 되면 미국은 경제협력을 대규모로 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몇 번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미국 예산을 들여 대북원조를 할 의향을 묻는 질문이었지만 ‘경제협력을 대규모로 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만 말해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