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고공행진을 벌이던 분당 아파트 값의 향후 향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당 집값은 GTX-A노선 착공 등 교통호재와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 ‘제 2의 강남’이라는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천당 밑에 분당’ 이라고 불릴 만큼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재건축 부담금 쇼크로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인근 지역인 위례, 용인 등의 입주물량 증가로 앞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말까지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9.71%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상승률(7.9%)보다 높다. 소형·중대형 할 거 없이 모두 상승세를 탔다. 이매동 ‘아름 6단지 선경’ 전용 41㎡는 연초 5억1,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현재 시세는 5억3,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고 이매동 ‘아름 5단지 풍림’ 전용 75㎡도 올 2월 8억9,000만원에 손바뀜 했는데 지금은 9억5,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정자동 ‘상록우성’ 전용 129㎡는 올 초 10억원, 2월 11억 2,000만원에 팔린 뒤 현재 시세는 11억5,000만원 대를 보이고 있다. 서현동 ‘시범한신’ 전용 133㎡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초 실거래가 10억원을 넘긴 뒤 지금은 12억5,000만원 까지 올랐다.
리모델링 호재도 분당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성남시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통과한 정자동 ‘한솔주공 5단지’ 전용 74㎡ 시세도 연초 6억원에서 지금은 7억원 수준이다. 서현동 K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강세를 보였던 강남 집값에 영향을 받아 분당도 탄력을 받았다”며 “대형 평수도 강남 30평대보다는 값이 4~5억원 정도 싸기 때문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돼 최근까지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구에 속하는 판교 집값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판교창조경제밸리와 제2ㆍ3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상주인구 증가에 따른 배후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평동 ‘봇들마을 4단지’ 전용 59㎡는 올 2월 8억원, 지난달 8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고 현재는 8억8,000만~8억9,000만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올 들어 보였던 상승폭을 지속할지는 지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 114 책임연구원은 “분당 집값은 강남 집값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부담금 이슈로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또 하반기에는 보유세 인상 이슈도 있고 매수할 사람은 이미 많이 사서 상승폭이 마이너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분당 집값의 주간 상승률은 5월 첫주 0.11%였는데 셋째주는 0.03%로 줄었다.
4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당구 4월 거래량이 3월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5월은 4월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또 분당구 내에는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데 인근 지역인 위례, 하남에 전세 재계약 물량이 대거 대기해 있고 용인에도 입주 물량이 많아 상승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