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배우 사전동의 없이 노출 장면 못찍는다

민주당 인재근 의원 등 10인

성폭력 근절 영화법 개정안 발의

계약때 노출부위 등 구체적 명시

베드신 촬영 강요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 /서울경제DB베드신 촬영 강요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 /서울경제DB



사전에 협의 되지 않은 노출 강요 등 영화 촬영 현장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및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법안 마련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등 10인은 지난달 31일 영화 촬영 현장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영화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계약 체결 시 △임금 △근로조건 △그 밖의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모호한 조항만 담겨 있어 영화근로자들이 계약의 부당함이나 위배 사실을 항의해도 이를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인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개정안에는 영화업자가 영화근로자 또는 영화근로자가 소속된 기획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때 업무의 범위, 보수, 근로시간 및 휴일 등에 관한 사항은 물론 신체노출장면에 있어 노출 부위와 장면 의도, 촬영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인 의원은 “현행법에는 노출장면 같은 촬영 원칙이나 가이드라인이 전무해 현장에서 인권침해, 성폭력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계약서 상에 업무 범위나 보수, 근로시간, 노출 부위와 수위, 장면 의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강제해 영화근로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구조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협의 되지 않은 노출 장면 촬영으로 배우와 영화감독, 제작사 사이에서 불거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A씨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며 김 감독을 고소하기도 했다. 영화계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에 앞장서 온 여성계에서 이번 법 개정을 반기는 이유다. 앞서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찍는 페미 등 여성계에서는 신체노출 횟수와 촬영 방식 등 상세한 내용을 포함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강제하고 배우는 계약서와 다른 요구를 받을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 보호 장치와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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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정슬아 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피해 사실을 종합해 보면 첫 촬영에서 수위가 높은 노출 장면 촬영을 사전 고지 없이 진행한다든지, 계약서에 명시된 수위를 벗어난 장면 촬영을 강요당한 피해자에게 스스로 피해 사실을 입증하도록 한다든지, 계약서만으로도 부당한 처우를 개선할 수 없는 사례가 많다”며 “성폭력과 인권침해 근절 조항을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법제화하는 것 못지않게 법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영화계 전반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서은영·송주희기자 supia927@sedaily.com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피소…“뺨 때리고 베드신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55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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