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업종과 얽혀 있는 남북 경제협력주 가운데 실제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향후 실제 성사 여부를 봐야 하고, 협력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는 만큼 주가 등락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1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경협 철도주로 분류되는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 대비 1,600원(4.14%) 오른 4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철도주인 대호에이엘 역시 270원(3.5%) 오른 7,9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철도주는 남북 철도 연결 관련 의제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며칠 전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실제 이날 북한에서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회담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현대로템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합쳐 420억원 이상 순매수를 하며 장중 4만4,300원의 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호에이엘 역시 외국인이 7억원을 매수하며 각각 7억원과 3억원을 팔아 치운 개인과 기관의 매도 우위를 극복했다.
한국과 러시아 측이 남한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PNG)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스관 관련주 역시 크게 올랐다. 관련주인 대동스틸은 1,900원(16.52%) 오른 1만3,400원에, 하이스틸은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14.43% 오른 5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동양철관 역시 장중 주가가 3,600원대까지 올랐다가 종가는 1.23% 오른 3,305원을 기록했다.
반면 북한 인프라 조성에 그동안 ‘경협 열풍’을 이끌었던 건설과 시멘트주는 이날 조정에 들어섰다. 현대건설(-5.01%), 우원개발(-8.14%), 남광토건(-6.07%)을 비롯해 성신양회(-7.94%), 쌍용양회(-2.22%) 등 상승세를 이어가던 종목들이 하락 반전했다. 대북 송전 관련주인 제룡산업(-5.15%)과 광명전기(-5.07%),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제이에스티나(-1.60%), 인디에프(-1.25%) 등도 내렸다.
그 동안 경협주는 협력 분야에 대한 예측이 쏟아지며 하루가 다르게 반경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보험과 음식료 업종까지 수혜주로 부각됐다. 그러나 대부분은 실제 사업 진행보다는 전망에 그친 ‘가능성의 영역’인 경우들이 많았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힘입은 가파른 상승은 회담 후에는 재료 소진에 따른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이번 고위급회담을 통한 일부 테마의 부각을 ‘옥석 가리기’로 오해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경협이 성사된 것이 아닌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