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1,000만원 이사비 지원 통했나"…현대건설, 대치쌍용2 재건축 수주

재초환 후폭풍 속 첫 강남 수주전

대우, 공 들였지만 안정성에 발목

단지명 '디에이치 로러스'로 정해

'과도한 이사비 지원' 논란 될 듯

대치쌍용2차 재건축 시공사 수주전에서 현대건설(000720)대우건설(047040)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 이 단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활 후 첫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시공사 선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현대건설은 재초환 부담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임대 후 분양 등의 여러 분양 옵션을 제시했다. 다만, 이사비 1,000만원 제공은 향후 당국으로부터 ‘과도한 이사비’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0415A29 대치쌍용2차재건축개요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196표를 얻어 155표의 대우건설을 이기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1983년 364가구 규모로 지어진 대치쌍용2차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560가구 규모의 ‘디에이치 로러스’ 단지로 지어지게 된다. 조합이 입찰공고에서 제시한 공사비는 1,821억원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는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강남의 대표적인 인기 주거지인 대치동에 있고 대치쌍용1차, 대치우성1차 등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주변 아파트 단지들과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다.


지난달 15일 반포현대가 1억 3,500만원대의 재초환 예상 부담금을 통보받은 것을 계기로 대치쌍용2차 수주전에서도 재초환이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재초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우건설은 ‘임대 후 분양’을 제안했다. 일반분양 물량을 없애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한 조합원 분양가가 재건축 부담금 산정 기준이 되도록 하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피해 조합원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선분양, 후분양, 준공 후 분양, 임대 후 분양 중 조합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대치쌍용2차에서는 사실상 이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조합원들이 많다”며 “대우건설이 준비를 잘했고 반포현대 예상 부담금 공개를 계기로 대우건설의 임대 후 분양 제안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현대건설이 더 안정적이고 브랜드 가치도 높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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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조합원 1인당 이사비 1,000만원 지원 제안 역시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이러한 이사비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국토부는 2월 9일부터 건설사의 과도한 이사비 지원을 금지했다. 대치쌍용2차 재건축조합은 그 이전 입찰 공고를 내서 새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그 정도 규모의 이사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조합에 1,000만원은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조합은 공인중개사 수수료, 이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910만원 정도 지원은 필요하다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국토부가 새 기준 적용 전 이사비 지원 규모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정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서울시는 현장 점검 및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그러한 이사비 지원이 적정한지에 대해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수주전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2위(현대건설)와 3위(대우건설) 업체간 자존심을 건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에 이은 이번 수주전 승리로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입지를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확고하게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대우건설은 단지 설계 등 사업제안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초 호반건설의 인수 무산 등으로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불거진 것이 치명타로 작용해 향후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될 전망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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