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005940)은 지난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날개를 달았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 IB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온 정영채(사진) 대표의 공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만큼 정 대표가 NH투자증권 IB에 쏟은 정성도 만만치 않다.
정 대표가 대우증권을 떠나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몸담은 것은 지난 2005년부터다.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를 맡은 그는 공격적인 인수 영업과 부동산금융 신사업 개시 등 IB 사업의 양적·질적 확대를 추진했다. 불과 3년 만인 2008년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딜에 집중하며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은 대표주관 순위와 인수 순위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처음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를 위해 대한주택공사와 손잡고 미분양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선보이는 등 상품 다양화에도 공을 들였다.
2009년부터는 IB 부문 1위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다. 정 대표의 영업력은 고객 만족에 있다. 기업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토털 솔루션’과 이를 위한 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로 눈을 돌려 아시아 IB 시장으로 확대, 진출할 수 있었다. 또 기업신용공여·전자단기사채 등 다양한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했고 업계 최고의 IB임을 자부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2013년에는 주식발행시장(ECM) 부문 업계 1위, LG이노텍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 단독주관 등 사실상 IB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주했다.
영업력과 함께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자금인수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유상증자 규모는 약 3조4,000억원(10건)에 달한다. 이는 업계 전체 유상증자 물량의 44%를 넘는 규모다. 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2015년 1,792억원, 2016년 2,456억원, 지난해 2,637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에는 IB 부문의 이익이 전사 이익의 54%까지 증가하는 등 이익 기여도도 크게 늘었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초대형 IB의 핵심인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관문이다. 기존의 금융상품과 솔루션에 더해 단기금융업무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인 단기자금 운용 수단을, 기업에는 안정적인 장기자본과 모험자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우선 거래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기업대출·회사채 등에 초점을 맞춰 운용 규모를 늘린 후 사모투자펀드(PEF),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벤처캐피털, 메자닌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 색다른 수신 상품 등을 선보여 단기금융업을 인가받은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노릴 방침이다. 정 대표는 “단기금융업 진출은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의 기회가 될 것이며 전체적인 발행어음 시장이 더욱 성숙해지고 확장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