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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V.O.S "첫 자체제작 앨범, 드디어 우리의 정체성 찾았죠"

/사진=J-SOUL 컴퍼니/사진=J-SOUL 컴퍼니



“이제야 진짜 V.O.S 색깔을 찾은 것 같아요”

그룹 V.O.S(박지헌, 최현준, 김경록)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다소 의외였다. 신인들 대부분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 ‘팀 색깔’을 데뷔 15년차 가수들이 언급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V.O.S는 지난달 20일 신곡 ‘문’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싱글 ‘타임(Time)’ 이후 1년여 만이다. 여섯 아이의 아빠, 작곡가, 솔로 가수 등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했던 세 사람은 다시 V.O.S 완전체로 대중 앞에 섰다.

특히 이번 앨범은 V.O.S가 소속사 없이 자체 제작한 첫 앨범이라는 데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현준이 DSP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지만 팀 활동과는 무관하다. 때문에 ‘문’이라는 곡이 나오기까지 곡 선정, 재킷, 뮤직비디오, 음원 유통 등 앨범 전 과정에 멤버들의 손길이 닿을 수밖에 없었다. 앨범 크레딧에도 회사 이름이 아닌 ‘V.O.S’를 처음 쓰게 됐다고.

“첫 단추를 채운 것 같다할까. 셋이서 작업하면서 가슴에 있던 음악적 갈증도 많이 없어졌고요. 아빠로서의 이미지만 너무 노출되다 보니까 ‘음악을 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하나’라는 부담도 있었어요. 하지만 멤버들과 그룹의 원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데뷔곡 ‘소중한 사람을 위해’ 이후 저희의 정체성을 다시 찾은 느낌이에요.”(박지헌)

“많은 분들이 바라시는 제 2의 ‘큰일이다’, ‘뷰티풀 라이프’를 만드는 게 맞는가 하는 고민이 힘들었지 회사가 없기 때문에 힘들었던 점은 크게 없어요. 멤버들이 직접 앨범을 만들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여겼죠.”(최현준)

/사진=J-SOUL 컴퍼니/사진=J-SOUL 컴퍼니


V.O.S의 신곡 ‘문’은 마음 속에 남아있던 옛 사랑을 마음의 문밖으로 보내지 못하는 실연의 아픔을 담은 곡으로, 그동안 V.O.S가 선보였던 노래들과는 다른 색깔을 띤다. 기존 히트곡들이 ‘후크송’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이를 배제했다. 자칫 대중성과는 멀어질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이미 그런 곡들이 있는데, 2018년이 돼서도 우리가 그때 정서를 담아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우리의 상황이나 가치관도 많이 변했으니, 지금 우리에게 더 잘 맞는 옷을 입는게 맞다는 판단이 든거죠. 설사 대중성이랑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언젠가는 이것도 V.O.S스럽다고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최현준)

“V.O.S 하면 떠오르는 반복적 가사의 후크송을 하기가 싫었어요. 곡 모니터를 할 때도 너무 의도적인 편곡이나 가사진행이 들리면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옷으로 비유하자면 깔끔하고 튀지 않으면서도, 저와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었던 거죠.”(박지헌)

“저는 충분히 대중적이고 불러보고 싶어 할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이전에도 우리가 따라해 보고 싶은 이미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잘한다는 인식 속에서 이미 이미지 소비가 많이 됐으니까요”(김경록)


이번 앨범은 소속사가 없다는 것 외에도 곡 선정부터 다른 때와 달랐다. 바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것. 많은 작곡가들의 곡을 편견 없이 들었지만, 결국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것은 최현준이 작곡한 ‘문’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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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이의 연기가 일품이었어요(웃음). 우리도 사람인지라 아마 현준이가 작곡한 곡이라고 얘기했으면 헷갈렸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걸 배려해준 거죠. 제가 이 곡을 극찬했는데, 정말 좋냐고 몇 번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때는 얘가 왜 이럴까 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자기의 작품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참 지나서 ‘형 사실은 내가 작곡한거야’라고 고백하더라고요.”(박지헌)

“지금 생각해보니까 다들 눈감고 들을 때 주변을 쳐다보더라고요.(웃음)”(김경록)

“여러 작곡가들한테 곡을 많이 받아서 저는 작업을 안 하려고 했는데, 다른 작곡가들보다 V.O.S에 대한 진정성은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안 되더라도 상관없는 마음을 가지고 했는데 다행히 좋아해줬죠. 제가 가이드를 했더라면 편견이 생겼을 수도 있고 저도 그건 원치 않았어요. 그래서 한동근씨한테 가이드를 부탁했는데 재밌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최현준)

“현준이한테 간절함은 있었던 것 같아요. 가이드부터 한동근이었어요.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한 거예요.(웃음)”(박지헌)

이전까지 음악방송, 공연에만 국한됐던 V.O.S의 활동 반경은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인터넷 방송과 유튜브 등으로 확대됐다. 먼저 1인 기획사로 활동을 시작한 절친 먼데이키즈 이진성의 조언도 한몫했다. 소속사가 없어서 생기는 제약에 대해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진성이랑 현준이는 거의 가족이에요. 죽마고우가 같은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진성이가 해온 것들이 모두 V.O.S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거죠. ‘형 이거 한 번 해봐’ 이러면서 좋은 팁을 많이 알려주고 있어요”(박지헌)

“우리가 늘어놨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점점 가지치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정답은 없지만,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가장 V.O.S스러운 것인 것 같아요. 현재의 정체성을 가져가면서 형태를 갖춰가는 공부를 계속 하고 있어요.”(최현준)

비록 소속사라는 안전장치는 없지만, V.O.S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하고 싶은 걸 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다고.

“어떤 일이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이번 앨범도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흔적이 남았어요. 그것들이 모여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명분들도 명확해졌고요. 이번에 배운 것을 토대로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물을 완성해보자는 목표도 생겼고요. V.O.S에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뗀 셈이죠”(박지헌)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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