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태양광발전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문턱을 크게 낮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폴리실리콘이나 웨이퍼 등 기자재를 국산으로 써야만 수은의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우리 기업이 해외 태양광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만 해도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진입 조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LG전자·OCI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수은에 따르면 수은은 이 같은 내용의 태양광 민자발전사업 금융지원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세계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해외 경험이 부족해 프로젝트 수주에 애를 먹고 있다”며 “금융지원 문호를 넓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은 최근 태양광 발전사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지원방안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태양광 기업들은 “현재 수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국산기자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국산 기자재는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싸 재원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태양광 시스템 가격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모듈의 경우 셀 등 핵심 부품 가격이 중국보다 10% 비싸 해외 업체에 부품을 발주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태양광 기업들의 설명이다. 이때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산 부품을 쓸 경우 수은의 금융지원을 받을 수 없고 이렇게 되면 재원을 조달하기 힘들어 결국 사업을 성공시키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수은은 이에 따라 태양광 지원 기업의 범위를 기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로 바꿀 방침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태양광 프로젝트에 지분만 참여해도 지분율에 비례해 자금 조달을 돕겠다는 것이다. 또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는 금리도 우대해 금융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소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는 실사 과정을 간소화한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기로 했다. 소규모 사업의 경우 사업비 대비 지원을 받기 위한 실사비용이 너무 높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태양광 업계는 수은의 금융 지원 확대를 반기고 있다. 현재 중동·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찰 사업이 증가하고 있어 지원이 이뤄질 경우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이 태양광 보조금을 축소한 것과 달리 사우디와 오만·요르단·이집트 등에서는 신규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