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의 음파 첩보활동에 당했나...美외교관 뇌손상 놓고 신경전

원인불명 소음 시달린 직원 2명

美, 본국으로 대피..."적극 대처"

中선 "사건 정치화 말라" 경고

중국 광저우의 미국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미국 외교관의 외상성 뇌손상(TBI)을 놓고 미중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중 통상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무역 전면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신고된 의혹투성이 음파를 중국 당국이 개입된 첩보활동의 결과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이상한 소리에 시달려온 광저우 총영사관 근무자 2명을 추가로 본국으로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서 같은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도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가벼운 TBI 증세가 확인돼 최근 미국으로 돌아갔다. NYT는 미국 광저우 총영사관 근무자가 이상한 음파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 귀국한 사례가 모두 3건으로 늘어났다며 미 국무부가 본국 의료팀을 현지에 보내 170명에 달하는 외교관과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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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이상 사례가 중국이나 러시아 등 국가의 음파 공격이나 도청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주중 미국대사관 직원들의 이상적인 건강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미국대사관 직원의 건강 이상 문제에 영향을 끼친 어떤 조직이나 개인을 찾지 못했다”면서 “개별적인 사건이 확대돼 정치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이 사건을 다른 불필요한 것들과 엮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해외 공관 소속 외교관들에게 청력 손상 증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은 쿠바에 근무하는 미국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21명에게서 괴음파로 인한 질환이 확인되자 이를 문제 삼아 쿠바 외교관 15명을 미국에서 추방하는 보복조치를 취했다. 당시 미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고도의 비밀 음파장치에 노출된 증상으로 판명되자 첨단장치가 동원된 고도의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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