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개편의 핵심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보수 통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결과가 부진할 경우 당별 지도부 교체는 물론 이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이합집산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인 양당 간 회동에서도 ‘당 대 당 통합’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문수 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여러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꼭 당을 따로 해야 하느냐”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 대 당 통합을 하자”고 전격 제안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양보하면 선거 이후 야권의 재편 과정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한국당을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하며 거부반응을 보여 당 대 당 통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신 일부 의원이 서로의 당으로 이탈·흡수되는 방식으로 이합집산이 벌어지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은 공천 과정에서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을 후회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극심한 계파 다툼을 벌인데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도 남아 있어 내부 분위기 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당도 야권 진영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하면 정국 주도권을 단번에 움켜쥘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여기에 재보선 12곳 중 11곳을 가져올 경우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정의당·무소속의 지원사격(연대)을 받아 원내 파워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수는 각각 119석과 113석이다. 특히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과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민주평화당에 배려하는 방식 등을 통해 범여권 세력 규합을 우선 추진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낮은 수준의 연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야당의 분열이 가시화될 경우 친여 성향 의원의 개별 입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